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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n 25. 2024

여름 반찬 준비하기

오이짠지무침

며칠 전 오이짠지를 담갔다. 처음 해봐서 잘 될까 걱정됐는데 그런대로 잘 절여졌다. 실온에 며칠 두었다가 지금은 냉장고에 보관 중이다. 오이짠지를 한 이유는 무침을 하기 위해서다. 짭짤한 짠지에 각종 양념을 버무려먹는 건데 여름에 이만한 반찬이 없다.




나는 아삭하고 꼬들한 식감을 참 좋아한다. 지금 먹을 수 있는 재료 중 그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건 바로 오이다. 생오이는 아삭한데 소금물에 절여 짠지로 만들면 훨씬 식감이 좋아질뿐더러 오래 먹을 수 있어 좋다. 무침을 하려고 깊숙이 넣어둔 오이짠지통을 꺼냈다. 뚜껑을 열어 오이 색을 보니 노랗게 변해있었다. 익었겠다 싶어 얼른 꺼내 잘라보았다. 너무 일찍 꺼냈을까. 약간 푸른기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고민은 잠시, 짠지무침을 맛보고 싶어 나머지도 잘랐다.


오이의 양쪽 끝은 쓴맛이 나서 잘라주는게 좋다고 해서 자르고 일정한 두께로 잘랐다. 생오이는 단단해서 잘 썰리는데 소금물을 먹으니 흐물거려 몇 번 더 힘이 들어갔다. 다 썬 오이는 물에 잠시 담가둔다. 짠기를 없애기 위해서다. 너무 짜면 매실청이나 올리고당에 반나절 절이면 간도 되고 짠기가 잘 빠진다고 하는데 너무 단맛은 피하고 있어서 물에만 담갔다가 헹궜다. 대충 물기를 털어내고 면포에 감싸서 제대로 한번 더 물기를 제거했다. 쪼그라든 오이에 물이 남아있을까 싶었는데 꽤나 많은 물이 나왔다. 한층 더 꼬들 해진 오이를 볼에 담고 고춧가루, 진간장, 식초, 원당이나 매실청, 다진 마늘, 깨소금을 넣고 버무려준다. 간장과 식초는 오이짠지의 간을 보고 조절한다.



맛을 보니 양념 맛보다 짠맛이 강하게 올라왔다. 실패인가 하고 먹는데 이상하게 자꾸 손이 갔다. 밥을 떠서 같이 먹었다. 간이 딱 맞았다. 꿀맛이었다. 다른 반찬은 필요 없었다. 다음에는 청양고추도 추가해 봐야겠다. 예전에 단무지무침을 만든 적이 있는데 오이짠지무침이 훨씬 더 아삭했고, 짠맛이 강해서인지 감칠맛도 더 좋았다. 올해 여름은 오이반찬 두둑이 만들어두고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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