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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Jul 24. 2024

볶음밥 챙김

볶음밥 나눔 하기

볶음밥을 만들었다. 원래 내가 먹을 만큼만 만들어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밥 4인분이 모두 볶음밥이 되어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덕분에 이 더운 날 땀을 비오듯 흘려가며 요리를 해야 했다. 




볶음밥은 만들어두면 먹을 때 데우기만 하면 돼서 간편하고 알록달록 채소가 들어가 있어 눈도 즐겁다. 재료가 여러가지 들어가니 잘 챙겨 먹고 있다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재료 다듬기 번거로워도 또 다시 만들게 된다.


재료 다지기는 길고 지루한 시간이다. '언제 다 썰지'하며 채소를 다듬고 있던 중 이왕 하는 거 두둑이 만들어서 나중에 손을 덜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했던 양보다 많이 썰었다. 그런데 양파 양에 맞추니 당근이 모자란 것 같아 더 썰고, 파가 어중간하게 남아서 다 썰다 보니 채소 양이 점점 풍성해졌다. 남는 재료는 넣어둘까는 생각도 했지만 '이쯤이야'라는 이상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대량 볶음밥 만들기가 시작됐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 볶기만 하면 된다. 들어가는 채소는 냉장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로 양파, 대파, 당근을 넣는다. 지금은 한창 제철인 감자, 애호박도 좋고 파프리카도 괜찮다. 오일을 두른 팬에 마늘, 양파, 대파부터 볶다가 다른 채소도 같이 볶는다. 볶아진 채소는 팬의 한쪽으로 몰고 그 자리에 계란을 풀어서 스크램블을 만들어 준 뒤 섞어준다. 이제 밥을 넣고 간만 하면 된다. 밥양은 채소양보다 약간 많은 정도인데 볶다 보면 감이 온다. 간은 간장을 조금 넣은 후, 소금으로 전체적인 간을 맞춘다.


밥이 끊임없이 들어가는 중, 계란도 듬뿍 넣었다.


완성된 복음밥은 큰 웍에 가득한 양이였다. 혼자 먹기는 많아서 내가 먹을 한 그릇만 남겨두고 그릇 3통에 나눠 담았다. 그리고 한 통은 부모님 맛보시라고 드리고 두 통은 동생네로 보냈다. 요즘 동생네가 밥을 잘 못 챙겨 먹는다고 하기에 더 챙겨서 보냈다.


처음에는 볶음밥을 어쩌자고 이렇게 많이 했나, 더운 날 불 앞에 있으려면 힘든데 스스로 일을 만들다 싶어 후회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양을 많이 만든 것은 무의식 중에 챙기고픈 마음이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비록 소박한 볶음밥이지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힘든 날들 속에 작은 힘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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