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이니율 Aug 07. 2024

김밥보다 간단한 쌈밥

황태채와 깻잎으로 간단한 쌈밥 만들기

며칠 전부터 벼르던 요리가 있었다. 바로 황태 쌈장이다. 쌈장은 한번 만들어두면 밥에 그냥 비벼 먹어도 좋고 쌈채소와 함께 쌈을 싸 먹으면 간단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 쌈장은 고기, 해산물, 참치통조림까지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데 황태채로 쌈장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폭염경보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불 앞에서 무언가 만드는 건 고역이라 불을 안 쓰는 요리를 했는데 며칠 안가 메뉴가 바닥이 났다. 밥이 다시 먹고 싶었다. 불을 쓰되 한번 만들면 여러 번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쌈장이 생각났다. 쌈장에는 황태채를 넣을 예정이다. 황태채는 말린 재료다 보니 다른 재료보다 씹히는 맛이 좋고 감칠맛도 더 나서 잘 어울릴 것 같았다.


황태채를 얼른 꺼내 살짝 헹궈 물기를 꽉 짰다. 가시나 질긴 껍질은 제거하면서 잘게 손질해 준다. 채소는 양파, 대파, 청양고추를 준비했다. 모두 잘게 썬다. 마른 팬에 황태채를 먼저 넣고 덖듯이 볶다가 오일, 채소들을 넣고 같이 볶는다. 다진 마늘과 꿀도 조금 넣어준다. 재료들이 잘 볶아졌으면 물을 조금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고추장과 된장을 넣고 잘 섞는다. 비율은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나는 3:1 비율로 넣었다.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볶다가 불을 끄고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마무리해 주면 완성이다.


이렇게 만든 쌈장은 찐 깻잎에 싸 먹으면 맛이 좋다. 끓는 물에 찜기를 올려 깻잎을 3분 정도 찐 다음, 밥과 쌈장을 올리고 돌돌 말아 싸면 예쁜 깻잎쌈밥이 완성된다. 깻잎 말고 호박잎, 케일을 활용해도 좋다. 양배추도 준비했지만 껍질이 두꺼워서 말아서 만드는 쌈밥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쌈장을 만드느라 불 앞에 있다 보니 땀이 비 오듯 흘렀다. 그래도 완성된 쌈장을 보니 며칠은 거뜬하겠다 싶어 뿌듯했다. 미리 애를 쓴 덕분에 오늘 식사는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다. 먹다 보니 딱 도시락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통에 담아 나가서 먹어봐야겠다.


황태채와 채소를 볶다가 물을 조금 넣어주면 잘 어우러지고 볶기도 수월해진다.


요즘 덥다는 이유로 요리를 할 때 자꾸 꾀가 생겼다. 최대한 불을 안 쓰는, 손질이 필요 없는 걸 찾다 보니 비빔밥, 샐러드에서 벗어나질 못했는데 쌈밥을 먹어 든든하고 기분이 좋다. 쌈밥은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먹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내일은 냉장고에 남아있는 멸치볶음도 넣어 더 맛있게 먹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의 맛, 자두 살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