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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ug 11. 2024

소박하지만 소중한 김밥

나만의 애호박 김밥

나는 김밥을 참 좋아한다. 일반 김밥도 좋고 한 두 가지 재료만 넣고 만드는 꼬마김밥도 좋다. 요즘은 응용해서 단무지 대신 씻은 김치를, 시금치나 부추 대신 나물을 넣고 만들기도 한다. 김밥은 남은 재료 처리에도 좋다. 냉장고를 보니 할인할 때 사둔 애호박이 2개나 있었다. 애호박은 맛도 좋고 활용도도 좋은데 빨리 무르기 때문에 빨리 먹어야 한다. 좋은 메뉴가 없을까 하고 머리를 굴려 생각해 봤다. 그때 생각난 것이 '캘리포니아롤'이다.




캘리포니아롤은 초밥을 미국인에 맞게 만든 것으로 색다르고 모양이 알록달록 예뻐서 나라에서도 이 일었을 정도로 인기 많 음식이다.  캘리포니아롤에 아보카도가 많이 사용되는데 전체적으로 푸릇한 것이 애호박과 비슷해 보였다. 그래서 애호박으로 아보카도처럼 만들어보기로 했다.


애호박은 반으로 잘라 반은 감자칼로 얇게 밀어주고, 나머지 반은 채를 썰어준다. 채를 썰때 안쪽의 씨가 많은 부분은 힘이 없고 식감도 별로 안 좋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애호박만 넣으면 허전해서 당근도 꺼내 얇게 썰었다. 채 썬 애호박과 당근은 오일을 약간 두른 팬에 볶아 익힌다. 영양 균형과 색상조화를 위해 계란도 준비해서 지단을 부쳐 채 썰고 새콤한 맛을 더하기 위해 단무지도 썰었다.


밥에 식초, 참기름, 소금 간을 한 후, 김밥김 위에 전체적으로 펼쳐준다. 뒤집어서 김이 위로, 밥이 아래로 가도록 한 후, 재료를 중간에 가지런히 놓고 돌돌 말아준다. 이렇게 밥 바깥으로 꺼내 마는 식은 다루기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김발에 랩을 싸서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제 모양을 내기 위한 과정을 진행한다. 얇게 자른 애호박을 마른 팬에 아주 살짝 굽는다. 이렇게 하면 물기도 날아가고 유연해져서 다. 김발에 김밥을 다시 올려놓고 마는 쪽 방향으로 얇게 썬 애호박을 조금씩 겹쳐 가지런히 놓아준다. 그리고 천천히 면서 바닥에 있던 애호박들이 겉에 있는 밥에 자연스럽게 붙게 한다. 그러면 캘리포니아롤처럼 예쁜 모양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잘 드는 칼로 먹기 좋 잘라주면 단면은 물론 겉면도 예쁜 애호박 김밥이 완성된다.


들어간 재료들의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소스를 곁들여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소스는 고추냉이나 청양고추를 넣은 간장소스를 권한다. 밋밋한 맛에 포인트가 되어준다.



김밥을 쌀 때 단무지 넣는 것을 깜박해서 다 만들어진 김밥 위에 잘게 다져 올렸다. 아쉽지만  나름대로 장식역할을 해서 느낌 있는 김밥으로 마무리되었다. 참, 깨소금은 잊으면 안 된다. '깨룡점정'이라는 말처럼 음식을 최종적으로 완성시켜 준다.


맛도 식감도 걸리는 것 없이 부드러워서 꿀떡꿀떡 잘 넘어갔다. 소박하지만 든든하고, 건강하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을 찾는다면 애호박 김밥을 꼭 드셔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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