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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점프 운동

필라테스에 처음 재미를 느끼다

by 샤이니율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여름도 한풀 꺾였나 싶었는데 이게 웬걸. 낮이 되니 비웃듯이 30도가 넘었다. 내리쬐는 태양도 힘들지만 습한 공기는 더 지치게 만든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기 때문에 제대로 집중하기 쉽지 않다. 운동을 할 땐 더 고역이다. 시작하기 전부터 땀범벅이라 민망할 정도다.




더위를 뚫고 센터에 가니 리포머가 세팅이 되어 있었다. 리포머는 스프링 색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는데 가장 느슨한 노란색 스프링이 끼워져 있었다. 강한 스프링 운동이 힘들지만 약한 스프링도 못지않게 힘들다. 약하기 때문에 밀리기 쉬워서 그만큼 내 힘으로 버텨야 한다. 아, 오늘도 쉽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레슨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레슨은 누워서 진행됐다. 똑바로 누운 다음 다리를 가지런히 붙인 후, 풋바에 놓는다. 그리고 점프를 하듯이 풋바를 밀면서 다리를 쭉 편다. 처음에는 풋바에서 다리를 떼는 것이 무서워서 시작하지 못했다. 조금씩 떼고 붙였다를 반복해 보니 감이 왔다. 점프를 하듯 발을 튕기면서 풋바를 밀면 스프링 때문에 리포머가 뒤로 밀려난다. 이때 다리를 쫙 펴주고 돌아올 땐 다리를 구부려서 풋바에 올리면 된다. 힘은 배와 허벅지에 주고 다리는 힘을 빼고 가볍게 움직여야 한다. 적응이 되면 다리를 교차하면서 구부려본다.


어쩐 일인지 그만하라는 말이 없었다. 레슨실에는 몇 분째 스프링 소리만 가득했다. 처음에는 스프링을 반밖에 못 밀었는데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슉슉 밀러 나갔다. 반복하니 배가 너무 당기고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미가 있었다. 스프링이 움직이니 뭔가 대단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했고 몸을 바닥에 대고 있어서 복부에 힘을 주기 좋았다. 물론 힘들어서 중간에 쉬기도 하고, 실수도 했지만 한편으로 신이 났다. 계속했으면 싶었다. 그동안 자세를 유지하거나 당기고 펴는 힘든 동작을 많이 했는데 통통 튀며 움직이니 얼마나 흥이 났는지 모른다.


브런치_운동_62화.jpg


필라테스를 하면서 또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다.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충분히 자극이 돼서 다음날에는 배가 당기기도 했다. 집에서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리포머에서만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


레그레이즈라는 동작으로 집에서도 복근 운동을 할 수 있다. 똑바로 누워서 두 다리를 붙인 후 그대로 직각으로 올렸다가 바닥 가까이 내리기를 반복하면 된다. 허리가 너무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복부에 힘을 준다. 나는 복부에 힘이 거의 없어서 바둥거리기만 했다. 그래도 리포머 운동을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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