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 먹기 2탄
깍두기가 냉장고에 들어온 이후로 깍두기를 메인으로 요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물이 있는 따뜻한 어묵국수를 했고, 이번에는 담백한 볶음밥을 만들었다. 깍두기는 흰밥이랑도 잘 어울리지만 간이 된 볶음밥과 함께 먹으면 맛이 더 좋다.
깍두기가 맛이 더 들었다.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를 좋아해서 맛있을 때 빨리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깍두기는 맛있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단독으로 먹긴 힘들다는 것이다. 간이 세기 때문에 밥이든 면이든 메인요리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깍두기의 역할이 작은 건 아니다. 주연 못지않은 조연이랄까. 질리지 않고 밥 한 그릇을 다 먹게 해 주는데 꼭 필요한 존재다.
깍두기는 국물이 있는 요리에 참 잘 어울린다. 각 종 미역국, 시래깃국, 고깃국 등 안 어울리는 국물이 없다. 다음으로 담백한 음식에 잘 어울린다. 밥과 함께 한 담백한 음식이라면 단연 볶음밥이다. 채소 한 두 개와 계란을 넣고 소금, 후추 간만 하는 기본 볶음밥이 제일 잘 어울린다. 오늘은 남은 감자볶음을 넣어 감자볶음밥을 만들었다.
채소를 잘게 썰고 밥과 계란을 준비한다. 채소는 대파만 있어도 충분하다. 마늘이 있다면 추가하면 좋다. 나는 마늘을 좋아해서 편으로 썰어 자주 넣는다. 파와 마늘부터 팬에 볶다가 다른 채소를 넣어 볶는다. 나는 남은 감자볶음을 넣어 볶았다. 볶은 재료들을 팬 한쪽에 몰아넣고 그 자리에 계란을 깨트려 스크램블을 만든다. 그리고 다른 재료와 섞어주면 손쉽게 계란까지 익힐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밥을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하면 완성이다.
완성된 볶음밥을 그릇에 담고 깍두기를 푹 떠서 작은 접시에 따로 담았다. 볶음밥 한 숟가락에 깍두기 한 개씩 야무지게 챙겨 먹었다. 순식간에 밥 한 그릇을 비웠다. 문득 깍두기가 참 귀해 보였다. 깍두기 덕분에 한 끼를 맛있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니. 참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깍두기를 만들어주신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겠다. 무뚝뚝한 성격이라 맛있다는 말은 바로 못 하겠지만 매일 깍두기에 밥을 먹고 있다고 말하면 알아주시겠지. 깍두기 얼른 다 먹고 또 만들어달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