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포르투갈에 대한 매력에 빠지게 한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입니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을 영화화 한것입니다.
20세기 포르투갈에는 무려 40여 년 간 권력을
독점한 살라자르 정권이 있었습니다.
살라자르는 1932년 총리에 취임한 이후,
1970년 사망할 때 까지 무자비한 일당독재를
했으며 사망 이후에도 집권세력은 독재정권을
4년 더 이어갔는데 1974년 카네이션 혁명으로
무너졌습니다.
이 영화 는 스위스 베른에서 시작합니다.
고전 문헌학 교수인 그레고리우스는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사는 50대 후반의 남자로 따분한
성격에 따분한 일생을 살아 온 사람입니다.
어느 비오는 날, 다리위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빨간 코트의 여자를 구해주었고 그녀가 두고 간
빨간 코트 속에서 책 한권과 포르투갈 리스본행
기차표를 발견합니다. 묘한 매력에 이끌려
그 길로 리스본행 기차를 탑니다.
그레고리우스의 따분한 인생의 항로를 바꾸어
놓은 그 책의 제목은 "언어의 연금술사"
작가는 아마데우 프라두, 마치 자신을 위해
씌여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그레고리우스는
프라두라는 작가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주변인물들을 탐문하면서
서서히 70년대 살라자르 독재 정권의
역사로 걸어들어가게 됩니다.
프라두는 부유한 판사의 아들로 작가가 되려고
했으나 아버지의 바람대로 의사가 되었습니다.
프라두는 감성적이며 휴머니스트였고,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그에게 절친한 친구 조지가 있었는데,
아버지, 종교, 관습으로부터의 억압에 대한
저항감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친절하고 유능한 의사로서 명성을 쌓아가던
프라두는 어느날 시민들로 부터 구타를 당해
죽기 직전에 이른 고문 경찰 맹지스를 살려주게 됩니다.
그 일로 사람들의 칭송이 비난으로 바뀌게 되자,
속죄하기 위해, 친구 조지가 주도하는 레지스탕스 활동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조지의 여자 친구
에스테파니아와 사랑에 빠짐으로서 친구와의 우정은
끝이 나고, 죽음 직전에 이른 에스테파니아를
스페인으로 탈출시킵니다.
프라두는 카네이션 혁명이 있던 바로 그 날,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레고리우스는 이제는 늙은 노인이 된 프라두의 주변
인물들을 만납니다. 그들의 과거 회상을 통해 프라두의
따뜻하면서도, 자유를 갈구했던 강렬한 삶을 알게되고
그의 책을 통해 프라두의 생각을 내면화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따분한 삶이 변화 된 것을 발견합니다.
다음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영화 속 프라두의
졸업 연설문 중 일부입니다.
... 영원히 죽지 않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 과연 있으랴?
누가 영원히 살고 싶어할까?
말 그대로 끝없이 많은 날과 달과 해가 앞으로 오므로,
오늘과 이 달과 올해에 일어나는 일이 아무런 의미도 없음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지루하고 공허한가?
정말 영원히 산다면, 의미가 있는 일이 하나라도 있을까?
우리는 시간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고,
놓치는거도 없으며, 서두를 필요도 없다. ...
왜 이 영화와 책에 그렇게도 마음이 이끌렸던걸까요
우리네 역사와 닮은 꼴의 시대,
폭력적인 독재 정권하에서도 자유를 갈구하는 아름다운 열정과
따뜻한 감성이 이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매력적인 인물들을 통해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