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알지 못하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라 망설이며 전화를 받았다.
- 곽ㅇㅇ님이시죠. 00 카드를 집으로 배송해드리려고 하는데 집에 지금 계신가요?
- 네. 집에 있긴 한데 카드 만든 적 없는데요.
- 주소가 인천시 계양구 ~.
- 아니요. 주소가 틀리네요.
혼동이 있으신 것 같으니 다시 알아보세요.
- 곽ㅇㅇ님이시잖아요. 명의가 도용되신 것 같네요.
배송 기사는 카드 배송을 해드릴 수밖에 없는 것 아시죠? 3시까지 여기 적힌 주소로 카드 배달을 할 겁니다
1시간 안에 1661****로 전화 하셔서 빨리 카드 사용 못 하게 막으세요. 그리고 자산보호 신청도 하시고요.
알려준 번호가 ㅇㅇ카드 긴급 처리 센터이니
그곳으로 바로 전화하라고 하며 전화를 끊는다.
덜컹 마음이 급하다.
설거지하던 것을 접어두고 카드사로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카드사로 먼저 전화하는 게
순서인 것 같았다.
그런데 전화 대기가 3분이라 들은 것 같은데
너무 길어진다.
통화 대기를 기다리며 노트북을 켜고 네이버로 들어가 1661 ****번호를 치니 스팸이라고 뜨기는 하는데
더 정확한 정보는 없다.
핸드폰에서는 계속 대기 멘트 중.
집 전화기로 1661 ****로 전화를 했다.
아무런 안내 멘트 없이 급하게 여보세요 하며 전화를 받는 남자.
- 저 실례지만 거기가 뭐 하는 곳인가요?
- 카드 사기 신속 처리 팀입니다.
순간 뭔가 미심쩍은 맘이 든다.
잠시 후에 다시 전화드리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에서는 아직도 대기 중 알림 메시지만
혼자 돌고 있다. 시간은 흐르고 속이 타들어간다.
혹시 안내 멘트가 끊기고 다음에 다시 걸어 주세요라고 하면 어쩌지. 제발 제발 전화를 받아라.
주문을 외우며 다시 10분은 더 기다린 것 같다.
드디어 카드사 직원과 통화가 연결되었다.
자초지종을 알리자마자, “보이스 피싱이에요. 요즘 아주 극성이에요. 혹시 발급된 카드가 있는지 확인 해드릴게요.”라며 이것저것 묻더니, 잠시 후 “발급된 카드는 없네요” 한다.
감사하다며 전화를 끊고 나니
묵은 체증이 가라앉는 것처럼 속이 시원하다.
내게도 이런 사기 전화가 오다니
먼 이웃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가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에
알릴 수 있는 모두와 이 사실을 공유하고 싶어졌다.
외국에 사는 딸과 통화를 하며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니
딸도 요새 여러 사기 이메일이 온단다.
요즘은 AI까지 동원하여 사기 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자기만 배 불리면 되는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