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는 상담사다

온라인 상담에서 전화상담, 대면상담까지

by N잡러

2011년부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온라인 상담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상호작용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2017년에 푸른나무재단(청예단) 전화 상담봉사를 하며 내담자의 목소리가 안정적으로 변하고 감사하다고 하는데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전화 상담이 더 의미가 있게 다가왔다. 앞으론 대면 상담도 해볼 생각이다. 강의보다 상담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2018년 10월 6일 청소년 상담사 3급 자격 필기시험을 봤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에서 2011년부터 사이버 상담을 했고 푸른나무재단(청예단)에서 2017년부터 전화상담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을 키운 경험과 지역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보낸 시간들이 상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육학과를 편입했다. 교육학과에는 상담과 관련된 과목이 있었다. 그땐 필수과목이니 이수했다. 이론적 공부로 알고 있던 경청과 공감이 상담을 하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론 공부할 땐 상담에 관심이 없었다. 우선 제가 남을 상담할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에서 사이버 상담은 독서 분야였기에 참여했다. 나름 교육학을 전공하고 부모교육과 아이들 교육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비용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였다.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고 아이는 부모의 노력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고 겪은 일들이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푸른나무재단(청예단) 전화상담을 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전화상담을 하면서 상담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천종호 판사가 만든 만사 소년의 2인 3각 프로그램의 멘토로 참여하며 비행청소년을 직접 만났다. 아들 사건이 있었기에 비행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다. 단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있었다. 하지만 역시 기우였다. 그냥 그 나이의 아이일 뿐이었다. 멘티와 함께 하고 나서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생겼다. 일반 청소년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청예단에선 법원 명령으로 수강명령이나 상담을 진행한다. 10월엔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보조 상담사로 참여했다. 면대면 상담은 처음이었다.

이젠 찾아가는 상담을 하려고 한다. 찾아오는 내담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만나고 싶다. 나는 모든 분야의 처음은 봉사로 시작한다. 경험이 없는 상태로 섣불리 돈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또한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지는 않는다. 교육청에서는 찾아가는 집단상담 봉사자를 모집한다. 2017년부터 2년에 한 번씩만 뽑기로 했다고 하니 2018년은 신청이 없다. 그래서 청소년 상담사 자격을 먼저 시작했다. 추석이 지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교육학을 전공하며 배운 이후 만 7년 만이다. 그때 배운 기억이 나는 내용도 있고 새로운 내용도 있다. 대부분이 이론가와 이론 내용이다. 이 자격증이 자원봉사에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대학원이 관련학과가 아니니 전문성을 조금은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상담에 대해 자신이 없던 나는 상담을 잘못 알고 있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이론에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도 혼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생각을 바꿔준 책이 있다. 상담사가 쓴 책이다. 학교 상담실에 한 아이가 찾아왔고 상담교사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냥 있다 가라고만 했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학생은 다음에 다시 상담실을 찾아왔고 상담을 했다던 내용이었다. 내겐 깨달음이었다. ‘아~ 내가 상담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구나. 왜 내가 해결방법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러고 보니 사이버 상담과 강의를 하면서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아서 당연하게 생각했나 보다.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는 사람이 상담과 강의를 해야 하고 특히 상담은 인격적으로 훌륭해야 한다고 여겼다.

상담사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과 자기 개방은 필요하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내 한계를 넘어서는 내담자는 나보다 잘할 수 있는 상담사에게 연계해야 한다. 이것이 상담사의 윤리 중 하나다. 상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어려우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위기 청소년들에겐 말이다.


개인상담 문의가 온다. 찾아가는 상담은 못하지만 찾아오는 상담을 하고 있다. 책을 보고 상담을 요청해온다. 온라인 상담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전화 상담 이어 이제는 대면 상담까지 한다. N잡러의 일 중에 물리적 비중이 크진 않지만 보람된 일이다. 상담을 마치고 편해진 표정이나 감사하다는 인사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다. 나의 작은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 내가 오히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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