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는 교육자다

12년차 학교밖 교사의 시작은 내 아이를 위해서였다

by N잡러

나는 12년차 교육자다.

2008년 도서관 교육과 관련된 강의를 시작했을 때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9월에 분가를 하고 건설기술직 직장생활은 계속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힘든 것도 있었지만 아이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친정과 가까운 곳에 살아서 그나마 직장생활과 병행하기에 수월했다.

학교가 끝나고 아이는 외할머니 집에서 만화 TV를 계속 봤다. 친할머니와 함께 살 때도 너무 TV 보는 시간이 많아 우리 방에 있던 TV를 부모님 방으로 옮겼고 분가하면서 TV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우리 집에는 TV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없는 외할머니 댁에서 오랜 시간 TV를 보내며 지냈다. 손주를 아끼는 마음에 마냥 허용한 것이다. 로봇 만들기와 같은 방과후 교실 수업과 유치원부터 했던 검도를 했지만 남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나는 사교육을 하는 것보다 그 돈으로 책을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맞벌이 가정이라고 사교육을 돌리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유치원을 다니며 수학, 국어 학습지를 시켰다. 국어는 한글을 알고 난 후 바로 그만두었고 수학은 7살에 초등 1학년 2학기 진도를 하는 것을 보고 그만두었다. 이렇게 미리 다 배우고 가면 학교에서 배우는 재미를 잃게 될 것 같았다. 물론 선생님들은 극구 반대했다. 지금 너무 잘하고 있으며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이다. 사교육 선생님을 내가 설득하면서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 시작하기는 쉽지만 끊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는 학교 숙제와 수학 문제집을 푸는 정도가 그 당시 공부의 전부였다. 수학 연산문제집도 풀렸다가 보는 내가 너무 지겹고 재미없었고 아이도 단순 반복을 싫어해서 그만두었다. 나중에 초등 아이들이 연산 문제집을 풀다 수학 자체를 싫어한다고 하는 초등교사의 말을 들었다. 그 때 그만두길 잘했다.


아이가 2학년에 올라가고 직장맘이라 학교에 가서 활동할 시간이 없어서 안 된다고 했는데도 본인이 원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투표해서 학급회장이 되었다. 그 당시엔 학교 회장, 부회장의 엄마가 그 학급의 청소, 행사 때 교사 도시락 등을 챙겨야 했다. 물론 지금은 모두 없어졌다. 담임교사와 면담도 하고 학기초 학부모 설명회 때는 년차를 내고 참여했다. 직장생활은 아이가 초등 3학년 때 퇴사했다. 아이는 2학년 이후로 매년 학급회장을 했다. 초등 3학년 때 나는 도서회 회장을 맡게 되어 1,2학기 도서바자회 진행과 도서회 봉사자 어머니들 봉사날짜 조정과 연락 등 학교 일을 더욱 많이 하게 되었다.

직장맘에서 전업맘이 되었지만 도서관 교육을 통해 알게 된 그림책, 책에 대한 것들, 아이와 함께 한 수학 공부, 학교에서 선택해서 시험까지 봤던 한자 공부까지 교육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했다. 그러다 주변의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도 봐달라는 요청을 했다. 어디에도 없는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2~3회 영어와 수학, 책읽기 수업을 하고 한 달에 한 번 교과 연계 박물관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처럼 체험이 활발하지 않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만 했다. 이젠 이마저도 시스템이 되었다. 인솔자가 데리고 가서 체험 후 활동지 작성하는 포맷화된 내용으로, 그때도 소수지만 있긴 했다.

아이 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1팀과 2살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1팀을 동시에 진행하며 매달 체험지 정해서 다녀오고 일주일이 거의 매일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내가 하는 프로그램이면 초등에선 따로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충분하리라 여겼다. 엄마의 마음으로 교육비도 정말 적게 받았다. 돈은 적게 받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학교밖 선생님으로 지금도 중학생 수업을 하고 있다. 중간에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나는 지금도 교육자다. 아이 교육으로 시작해서 지역의 지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교육과 관련한 강의나 상담을 할 수 있는 이유도 직접 가르치기 때문이다. 나는 가르치는 데도 소질이 있나 보다. 아이들도 재미있어하고 나도 재밌다. 요즘처럼 바쁜 일정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한다.


나는 오늘도 아이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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