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나는 기획자다

앞으로는 미디어와 융합한 융복합이 답이다

by N잡러

독서 강의 14년차가 되고 더불어 미디어 강의를 하고 보니 통합독서 강의에 대한 접근이 확실해졌다. 그러면서 다른 강의 분야도 얼마든지 융합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창의성은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날 때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역시 산업디자인, 교육학, 문화학까지 다양한 공부를 하고, 업무 경험도 인테리어, 건축전기, 교육, 강사, 경영까지 하다 보니 창의적인 기획이 가능해졌다.


특히 강사를 기관에 연결하는 일을 하다보니 내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 고민하게 된다. 수강생 대상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하고 대상이 정해졌다고 해도 한분야의 내용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와 맞지 않는다. 시니어 대상이라고 해도 인문학적 접근으로 삶에 대해 돌아보고 글로 쓰면 자서전이 될 것이고, 그림책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영상으로 하면 영상 자서전이다. 환경을 주제로 하면 환경 생태는 자연과학으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문제를 환경과 연결하면 경제로, 업싸이클링 공예를 활동으로, 환경이 미술에 미친 영향으로,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아로마테라피스트에게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화장품으로 접근하는 식이다. 의외로 전문분야 강사들이 본인의 강의는 기획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융복합을 생각하지 못한다.


경영을 하고 시대에 맞는 강의를 고민하다보니 가능해졌다. 유튜브 공모전에서 감독 역할을 맡으며 내가 기획이 잘 맞는구나 라는 것도 알았다. 각자의 역할에 맞는 분담을 하는 것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즐거움을 그때 알았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창조본능이 있다.


미디어 분야 강의 역시 기능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것에서 역사와 윤리에 대해 요청이 오고 있다. 어느 학문이든 깊이를 더해가면 결국 역사와 철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강사 과정 때 수업한 교수님 말씀이 생각난다. 나도 단순한 기능을 알려주는 것의 한계를 느껴 미디어 문화연구를 하려고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과점에서 미디어를 들여다보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미디어의 역사, 철학, 가짜뉴스, 문화심리학 등 많은 책과 영화, 논문들을 보면서 새로운 분야를 알아간다는 것의 재미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에게 온라인 생활이 당연한 삶의 모습이 되었다. 온라인으로 강의 시청을 하고, 집에서 음식, 책,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명절이나 가족 모임뿐만 아니라 일과 관련된 모임까지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하는 지난 설날엔 형제들이 번갈아 가며 부모님을 찾아뵙고 또는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할 줄 아는 자식이 부모님 댁에서 형제들을 초대해 인사하기도 했다. 이제 장례문화, 제례문화도 바뀔 것 같다.


일상이 온라인이 되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미디어 세상을 경험했으니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실버 독서회에서도 줌으로 모임을 하고 있으니 전 세대가 다 활용한다.


미래사회는 미디어와 융합한 융복합이 답이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던 것에 더하기를 하는 것이다. 융은 녹인다는 뜻이고 합은 합친다는 뜻이니, 기존의 나의 것을 녹여 새로운 것을 합치는 것이 융합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유연한 사고와 더불어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다른 것을 배척하고 편견에 사로잡혀서는 유연한 사고를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위험하니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몸에 밴 상태가 되어야 언제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옳고 그름에 대해 과연 어디까지 옳은 것이며 그 상황과 맥락에 대해 이해도 해야 한다. 그 정보가 누구에게 이로운가도 따져봐야 한다.


기술의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는 기술 위주의 미래학자,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역행을 가져오고 인간성을 없애니 마치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같은 인문학자,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예측하며 사회적 행동에 동참하라는 사회학자. 어쩌면 이들의 이야기를 비판적 사고 없이 들으면 모두 맞는 말이고, 아니면 내가 듣고 싶은 원하는 말만 듣고 싶은 확증편향에 빠져 다른 분야의 사람의 말은 아예 귀를 닫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나만의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을 어느 부분은 맞고 어느 부분은 틀리는지 잘 판단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너무 멀리 왔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강사라면 자기의 관점을 가지고 배울 건 배우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자세로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고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미디어는 도구일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융합하기 위해 자신의 분야를 잘 녹여내는 도구로 미디어는 매력적인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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