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는 동사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읽는가? 대부분 글이나 책을 읽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좀 더 생각해보라고 하면 의미를 읽다. 마음을 읽다. 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까지 확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사전의 첫 번째 뜻은 “글이나 글자를 보고 그 음대로 소리 내어 말로써 나타내다.”로 나온다. 이것이 문맹인지 아닌지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그럼 두 번째 뜻은 “글을 보고 거기에 담긴 뜻을 헤아려 알다 .”이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에서 나아가 뜻을 헤아린다는 것을 포함한다. 두 번째 뜻이 문해력에 해당한다.
[출처 : 뉴시스 기사 2019. 10. 국가평생교육진흥원(국평원) 제공자료]
2017년 성인문해력 조사 결과, 위 표에서 보듯이 수준1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초등 1학년 정도다. 한국 성인 문맹률은 7.7%이지만 실질문해력은 22.4%로 떨어진다.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살인누명을 쓴 아들을 위해 닭백숙을 해서 경찰서로 찾아간 어머니가 아들에게도 좀 나눠서 먹여달라고 한다. 경찰이 “벌써 검찰로 이송됐어요.”라고 하자 어머니가 묻는다. “이송이 뭐예요?” 그 장면을 보며 한글만 읽을 수 있는 문맹에서 벗어난 것과 실질 문맹률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처 : 한국교육개발원]
성인문해력 조사 문항에 빨래지수를 보여주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 있다. 지수라는 걸 아는 성인은 그 문항에 대한 답을 바로 찾지만, 지수라는 것, 지수가 높고 낮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답을 찾기 힘들 수 있다. 중학교까지의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노년층 세대들에겐 미디어 리터러시에 앞서 리터러시 교육부터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럼 당신의 문해력은 어떤가? EBS 다큐 당신의 문해력이란 6부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성인의 문해력뿐 아니라 학령기의 아이들도 심각한 수준이다. 스피드 퀴즈에서 ‘존귀’란 단어를 설명하는데 “귀여운데…. 엄청 귀여운 거야. 줄임말이야.”라고 했다.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류는 그래서 한자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물론 한자를 알면 도움이 되는 건 맞다. 한자 교육에 관한 이야기는 이번엔 다루지 않는다.
문해력이 떨어진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스크롤 압박이라는 말이 있다. 글이 길어지면 읽기 힘들어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 쓰인 책도 한 꼭지글이 길어지면 읽기 힘들어하고 여백도 많아야 사람들이 덜 부담스러워한다고 출판사에서 이야기한다. 학생들은 급식체니 학식체니 하며 말을 줄여 사용한다. 초성으로만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문화연구자인 나는 이 또한 그들의 언어문화라고 생각한다. 문화는 그냥 생겨나는 것이다. 좋은 문화 나쁜 문화가 있을 수 있으나 누군가 일방적으로 나쁜 문화니 없애야 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문화를 만들고 사용하는 주체의 자각이 생겨 스스로 그 문화를 바꾸려고 할 때 가능하다.
성인이 미성년자들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여기니 그들의 나쁜 문화 역시 가르쳐서 없애려고 한다. 대부분 그 시기가 지나면 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 것들이니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해력 역시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큐에서는 서양의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하는 것으로 효과를 보였다. 시범교육으로 그치는 한계를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지 답답하다. 결국 개인의 몫으로 끝을 냈다.
하지만 문해력은 미성년자, 시니어만 해당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혹은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문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계속 배워야 하는 이유다. 나만의 방법은 어원 찾기다. 어원을 찾아보면 연관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으니 관심이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찾아보고 읽고 보면서 익히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