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디지털 문맹, 일상 생활이 어렵다

by N잡러

노년층은 디지털 세상에서 2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나는 실질문맹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문맹이다. 이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1위가 키오스크(무인기기), 이어서 의료기관, 관공서, 금융기관에서의 업무로 답했다. 그래서 각 지자체 복지관 등에서는 교육용 키오스크를 업체에서 납품받고 강사들을 통해 키오스크 사용법을 교육한다.


이제 금융업무도 모바일로 넘어왔다. 은행에 종이 서류가 사라졌다. 은행 업무에서의 디지털 문맹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거나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뉜다. 공인인증서와 모바일 혹인 pc 뱅킹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은행에 돈을 찾으러 갈 때만 가는 곳으로 바뀌었다. 은행지점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나 역시 언제까지 디지털 기능을 따라갈지 자신할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익숙하게 하던 대로 한다. 마트에서도 셀프 계산을 한다. 모니터에 나온 순서대로 맞게 하지 않으면 계산이 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디지털은 중간이 없다. 0 아니면 1로, 안다 모른다로 나눈다. 모르면 너무 답답하다가도 알게 되면 너무 쉽다.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디지털 문맹은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디지털 문맹이 꼭 시니어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와 무관하다. 일명 기계치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똑같이 알려줘도 이해에서부터 힘들어한다. 강사들도 오프라인 강의에서 온라인 강의로 넘어왔다. 온라인 강의를 할 수 없으면 강의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분야와 상관없다. 디지털이 힘든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디지털이 아니어도 가능한 세상을 살아왔다. 대신해줄 사람이 있었거나, 아날로그 즉 손으로 직접 하는 공예, 미술, 커피 바리스타 같은 분야의 강사들이다. 스마트폰, PC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방법부터 설치하는 것 같은 기초적인 것도 모른다. 어찌보면 그들에겐 걷지도 못하는데 뛰라는 것과 같다.


반면 나이가 들었어도 관련 분야에 일을 했거나 직접 디지털 기기를 계속 사용한 사람은 디지털 세상이 어렵지 않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다. 한 가지 요인이 더 있다면, 패스트 러너(fast learner) 배우는 데 남다른 소질로 빨리 배우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디지털 기능에 관한 교육을 할 수 있다.


그럼 나이가 있고 디지털 기기 사용도 안 해오던 노년층은 일상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음식점 키오스크는 직접 주문하는 것처럼 의료기관, 관공서, 은행 등에서의 업무 역시 직원과 직접 대면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어쩌다 기관에서 직접 처리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 방문하면 노년층 대상으로 일을 처리하느라 지체되고 있는 장면을 본다. 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사용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자꾸 잊어버리는 노년층에겐 이 또한 젊은층과 다른 어려움이긴 하다. 그래서 공통적으로 수첩에 수많은 비밀번호를 적어서 가지고 다닌다. 그마저도 어디에 적어놓았는지 찾지 못하거나 본인 스스로도 맞는지 알 수 없다는 또다른 어려움이 존재한다.


노년층 대상은 미디어 리터러시 전에 미디어 디바이스에 대한 기초 사용법을 익히는 생존 디지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를 쉽게 만들어서 디지털 문맹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미디어 디바이스 기초 사용법을 청소년들에게 맡기는 것은 어떨까? 복지관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PC, 키오스크 사용법을 알려주고 이를 봉사시간으로 인정하면 지하철에서 멀뚱히 서 있거나, 전단지 줍는 등의 무의미한 봉사보다 훨씬 효과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격대교육이다.


한 드라마에서 스마트폰에 저장된 손주 사진을 보며 좋아하는 시골 할머니에게 이웃집 청소년이 화상 통화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통화하며 즐거워하는 할머니 모습이 나왔다. 이처럼 아주 간단하고 쉬운 기능이 그들에겐 큰 기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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