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은 생물체의 의식 현상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조금 더 쉽게 풀어보면 인간과 동물의 심리적 과정과 행동,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학문을 말한다. 심리학은 이미 군사, 교육,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고, 요즘은 형태 심리학, 사회 심리학, 범죄 심리학 등 다양한 갈래로 나뉘어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심리학은 지금 이전의 세대에게는 굉장히 접근하기 어렵고 무거운 분야였다. 나를 드러내기보다는 잔잔히 나를 지키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겼던 시대이기도 했고,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일이 심리 상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심리 상담은 우리와 거리가 멀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리학인 학문의 영역과 정신과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의술의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심리학을 적용한다. 응용심리학 중에서도 우리가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색채 심리학이다.
색채 심리학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색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기로 한다. 우리는 색(色)의 정의를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사물의 밝고 어두움이나 빨강, 파랑, 노랑 따위의 물리적 현상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미 200년 전에 뉴턴의 광학 이론에 반대하며 색을 물리적 현상만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색채가 우리에게 주는 효과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과학자가 있는데, 그가 바로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파우스트』의 작가 괴테이다. 괴테는 색채가 우리 인간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주제를 20년 동안 연구해 1810년에 출간하였을 정도로 색채에 관한 연구를 깊이 했다.
괴테는 대문호로 인정받기보다 색깔의 본질을 이해한 유일한 사람으로 평가받기를 원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수학적인 체계를 갖추지 못한 괴테의 『색채론』은 일부 화가와 생리학자의 주목을 받았을 뿐 주류 물리학들에 완전히 외면당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산업사회의 모순이 극대화되고, 기계화에 따른 도구적 합리주의 이론이 퍼지면서, 문명의 파괴가 시작되었다. 이때 괴테의 색채론은 일부 화가와 물리학자들을 비롯한 연구자들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출처: ⓒ ScienceTimes)
괴테의 색채론의 영향을 받은 윌리엄 터너의 작품이다. 작가의 유작으로 그림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못 받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 색채론은 물리학자 오그덴 루드(Ogden Nicolas Rood, 1831~1902)의 이론으로 물감의 혼합과 빛의 혼합 그리고 색채 대비를 규명했다. 이 이론은 계속 발전해 색채학자 파버 비렌(Faber Biren, 1900~1988)에 의해서 색채 조화론을 제안했고, 예술과 건축의 전문교육의 조형 학교인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의 교수인 요하네스 이텐 (Johannes Itten, 1888~1967)은 색채 조화론 수업 중 학생들의 배색이 개인의 특성(사고방식, 감정, 행위)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후 4계절에 기반한 4개의 컬러 팔레트를 만들었다.
이 4계절 파레트는 현재 뷰티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퍼스널 컬러의 시초가 되었다
같은 학교의 교수였던 화가 칸딘스키도 이튼 교수와 함께 색채 기초과정을 수업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이 학교의 졸업생들이 건축이나 디자인계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우리가 알만한 브랜드인 브라운, 소니, 애플, 이케아, 무신사 등이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이후 로버트 도어(Robert Dorr, 1905~1980)는 색에는 옐로 베이스와 블루베이스가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후 이 이론은 요하네스 이텐의 패션 아카데미를 수료한 심리학자 캐롤 잭슨(Carole Jackson, 1942~)이 1987년 출간한 <Color Me Beautiful> 이라는 저서에서 자신의 퍼스널 컬러와 맞지 않는 색상은 심리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준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사람의 이미지를 4가지로 분류한 후 각자에게 맞는 퍼스널 컬러를 이용해 패션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작가 케런 할러는 응용 색채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색의 에너지를 우리 삶에 효과 있는 활용법을 들려주고자 2019년 <컬러의 힘>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 내용에는 11개의 테스트 문항이 있다. 테스트한 후 자신의 성격에 맞는 컬러를 선택해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로 인해서 자신에 대한 탐색을 하게 하고, 더 나아가 색을 통한 인간관계의 확장까지 이야기한다.
나에게 맞는 컬러는 나를 돋보이게 해 자신감을 높여주는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의 기능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