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타임즈>
욜로, 인생은 한 번뿐이다

by N잡러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2002년 현대카드 광고 문구다. 벌써 20년 전이다. 현대카드가 새롭게 시장진입을 하며 만들어냈는데 지금은 노래 제목도 있고 여행 관련 업계에서부터 정치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니 성공했다. 2005년 현대카드는 “아버지는 말씀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광고 카피를 만들었다. 현대카드로 소비하며 인생을 즐기라는 메시지이지만 왠지 아버지가 말씀하셨다고 하니 멋진 아버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1년 Drake의 <The Motto>라는 곡에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사용했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제는 ’현재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 태도‘ 전체를 이르는 말이 되었다. 이마저도 10년 전이다. 2002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열심히 일했는데 왜 떠나요?”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그 당시는 주5일 근무도 반대했다. 주5일 근무하면 경제가 망한다고 생각했다.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권장되고 소비 보다 아껴서 저축해야 한다고 배웠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게으름은 죄악이라고 여겼다. 산업사회가 되고 하루 15시간 일하는 것이 노동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 <모던타임즈>는 세계 대공황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답게 대규모 실직, 산업화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치 기계의 한 부품처럼 똑같은 동작만을 반복하는 모습이나 그마저도 효율적으로 사용하라고 식사시간을 줄여주는 기계를 시범 사용하며 풍자하고 있다. 같은 동작의 반복은 결국 일을 하지 않을 때도 마치 틱장애처럼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산업화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과 노동력은 정해져 있으니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농경사회에선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에 맞춰 일하면 충분했다. 공장에 가서 일하는 시간에 따라 임금을 받으려면 얼마만큼 일했는지 측정 가능해야 했다. 시계의 발명과 보급은 14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18세기 무렵엔 중산층 시민들에게까지 널리 펴졌다. 미국의 테일러는 스톱워치까지 도입해서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면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물론 테일러는 노사협동, 분배까지 중요하다고 했지만 경영자는 자신에게 유리하게만 적용했다. 다이너마이트가 살상용 무기로 사용될 줄 몰랐던 노벨처럼.


그래서였을까. 영화 초반에 회사 대표가 신문을 보는 장면이 있다. 1면 전체에 [타잔] 만화가 실려있다. <모던타임즈>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첫 장면은 배 위에서 칼로 바나나를 하나씩 떼어내어 동생들에게 던진다. 원피스의 밑단은 너덜너덜하고 발은 맨발이다. 마치 타잔처럼. 아니면 제인일까. 경찰에게 잡혀가는 여주인공을 채플린이 구해내니 채플린은 타잔일 수도 있겠다. 채플린은 산업화의 한 가운데에서 벗어나 제인과 함께 밀림의 왕자 타잔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것은 산업화되어 가는 각박한 사회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라는 영화 시작과 함께 나오던 자막이 [타잔]이 되고 싶었던 채플린의 마음 같다.


주5일 근무가 당연하고 욜로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외치며 놀기 위해 일하는, 아니 일하지 않고 놀기를 바라는 시절이 되었다. 김현수 저자의 『중2병의 비밀』에 나온 것처럼 게으름은 악이라고 말하는 부모와 창조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아이들. 2022년 주5일 근무, 등교를 없앤다고 하면 말도 안 된다고 할 것이다.


한국은 20년 만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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