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생겨나고 학폭위까지 진행하지 않으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피해 부모님들이 가해자에게 원하는 것 중에 '공개사과'가 많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피해자인 당사자는 공개사과를 원하지 않습니다.
"형식적인 사과 하면 뭐해요? 사과하고 또 그럴 수도 있잖아요. 차라리 제대로 혼났으면 좋겠어요."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고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피해 당사자에게 꼭 물어봐야 합니다.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뭐야? 어떻게 하고 싶어?"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부모 역할 중 가장 힘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대신해서 나서야 합니다. 학교의 교사와도 이야기해야 하고 경찰이나 사법권(검찰, 법원의 담당자들) 사람들과도 부딪혀야 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시민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평소 접하지 못한 일입니다. 당연히 어렵고 힘들고 하기 싫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한 일이 아닌데 마치 내가 죄인이 된 것 같아요."라고 합니다. 억울한 마음과 답답함, 수치심, 모멸감 등등 평소에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겪게 됩니다. 심한 경우엔 집안 자체가 망가집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각과 반응이 다르고 아이도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고 상대를 탓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부모 노릇도 힘들다고 하지만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부모 노릇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누군가 대신해줬으면 싶습니다. 그래서 상담전화를 하면서 "다 알려주시고 결정해주시는 거 아니에요."라는 말을 합니다. 상담을 많이 했으니 사례도 많이 알고 그러니 그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하지만 사안이 100개면 100개가 다 다릅니다.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다릅니다. 부모와 아이가 다르니 생각도 다릅니다. 그래서 최종 결정은 부모와 아이가 해야 합니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사실 저 역시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지나가서 결정이 난 후(좋은 방향으로) 였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몇 개월씩 기다리며 1년이 넘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릅니다. 그런 혹독한 시간을 견뎌서인지 이제 웬만한 일은 큰 일처럼 여겨지지도 않더군요. 아이도 그렇고요.
그러니 만약 지금 그런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부모님들이 계신다면, 조금만 힘내시고 서로 위로하고 견디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얼마 전 지인이 스티커로 된 문구를 주셨어요.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