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을 계속하니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 새로운 현상들이 보입니다. 학폭이 열리고 결과 조치를 받으면 재심이나 행정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자치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젠 그 정도가 사법적인 고소, 고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세 가지의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아이에게 위협을 했다며 상대 부모를 상대로 아동학대로 고소합니다.
예전엔 어른으로 아이에게 “앞으로 그러지 마. 사이좋게 지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인 아이에게 부모의 동의 없이 데리고 가는 것도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집에 데리고 와서 간식도 주면서 잘 타일렀는데 상대 부모는 강제로 데리고 갔고 아이에게 위협이 되는 행위이며 집에 가지 못하게 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했어요.”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대 아이를 만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드립니다.
둘째, 학교 교사를 상대로 행정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고소합니다.
학교 교사가 전화가 왔습니다. “부모님이 고소하셨어요. 법률자문을 받고 싶어요.” 교사를 믿지 못하고 학교폭력 진행과정 중에 하나라도 절차에 맞지 않게 하면 이를 고소하는 것이지요. 심지어 교육청에 징계를 요구해서 해임이나 정직을 받게 하기도 합니다. 교사에게 불만이라며 “제가 선생님 못하게 하고 말 거예요. 어디에 신고하면 돼요?”하고 물어오는 부모님도 계십니다. 그러면 “저희는 거기까지 알진 못합니다.”하고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셋째, 상대 아이에게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차원이 아닌 사법적 처벌을 위해 경찰서에 형사고발을 합니다.
“경찰서에 신고해서 제대로 처벌받게 할 거예요. 그냥 둘 수 없어요.”라며 경찰 신고하면 어떻게 되는지 문의해오기도 합니다. 그러면 일반적인 형사 처분 나이와 진행은 알려주지만 담당 경찰과 사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처분이 나온다고 확답드릴 수 없다고 합니다.
고소, 고발을 하기 전에 고소, 고발을 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를 위한다고 하지만 부모 자신의 감정풀이는 아닌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담 전화한 한 어머니는 아이는 더 이상 일이 커지는 것이 싫다고 했답니다. 지난 일이고 상대 아이와도 크게 부딪힐 일없고 다른 아이와 지내면 된다고 하면서요. 하지만 어머니는 상대 아이를 어떻게든 처벌을 받게 하고 싶어 했습니다. “어머니,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도 아이이고 만약 학폭을 한다면 그 과정을 견뎌내야 하는 것도 아이입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어머님이 꼭 하시겠다면 아이에게 이야기하고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서 아이가 받아들이면 하셔도 되겠죠.”
학폭 진행도 그렇지만 고소, 고발도 하는 것이 좋을지, 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어느 학교에서는 상대 부모는 물론 교사까지 고소하면서 학교 전체가 엉망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불신이 깊어지고 분위기도 조그만 일에 신고하라는 말이 쉽게 나온 것이지요. 결국 한쪽이 전학을 가면서 일단락되었지만 후유증이 심했다고 합니다. 당장의 일처리도 중요하지만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일까지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