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 감독의 2018년 영화예요. 독립영화죠. 가출청소년의 엄마 역할을 도맡아 하는 '박화영'이 영화의 제목이에요.
박화영이 대신 맞기도 하고 온갖 모욕적인 말과 행동을 받고 나선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라는 말을 해요. 제목을 보곤 '어쩔 뻔했냐?'를 잘못 쓴 것 아닌가 했어요. 박화영의 말투였던 거죠.
박화영은 친엄마에게 버림받고 지하방에서 혼자 생활해요. 돈이 필요하면 엄마에게 전화해서 욕을 하고,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기도 하죠. 어른이 없는 집에 가출한 아이들이 모여들어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모여서 먹고 자요. 박화영은 라면을 끓여주기도 하면서 엄마 역할을 자처하죠. 엄마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엄마 노릇을 한며 보상을 받으려는 것일까요?
영화는 거침이 없어요. 욕은 물론이고 성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기도 하죠. 영화를 보며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책이 생각났어요. 그 책은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을 더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매일 밤마다 벌어지는 난교와 여자아이들이 성매매로 벌어온 돈으로 생활하는 모습은 실제라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죠.
제가 영화를 보고 있는데 아들이 그러더군요. "엄마도 그거 봐?" 왜냐고 물으니 "요즘 아이들 많이 보는 영화야."라고 했어요. 아들에게 소감을 물으니 박화영이 불쌍하다고 하네요.
가출청소년은 어찌 보면 살기 위해 탈출한 경우도 많아요. 가정이, 부모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거죠.
영화의 마지막은 박화영이 여전히 가출한 아이들을 돌보며(?)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며 라면을 끓여주는 것으로 끝이 나요. 대안이나 모범답안 같은 결말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끝이 나는 거죠. 그러기에 아들이 슬프다고 했겠지요.
영화 박화영은 학교 밖 청소년 비행을 다루고 있어, 학교폭력 영화라고 할 수 없지만 엄연한 현실이기에 지나쳐서는 안 될 것 같아 소개해봤어요. 사실 이런 류의 영화를 계속 보면 기분이 좋지 않아요. 어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무력하게 만드는 영화이니까요. 그저 내 가정, 내 아이를 잘 기르는 것, 그나마 좀 더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이 아이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정도겠죠. 지난번 참여했던 법원 수강명령으로 온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집단상담처럼요. 그래서 청소년회복센터를 운영하시는 분께 후원금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힘을 보태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