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현정 Jun 11. 2024

생활의 달인을 보면서 깨달은 것

기본이 중요한 이유

어제 저녁을 먹다가 엄마가 틀어놓은 생활의달인을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막국수의 달인이 나오는 편이었는데, 기존의 달인들과는 다르게 본인은 방송에 나오고 싶지도 않으며, 가게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사장님이 직업 말했다. 그 이유는 제대로 된 식사를 대접하려면 가게가 유명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유명해지고 사람이 북적거려지면 제대로 된 식사를 대접 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 그 때 부터 이 사람은 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흥미진진하게 사장님의 스토리가 궁금해졌다.

사장님의 막국수 맛의 비법은 동치미에 있었는데, 우선 동치미를 담기 위한 무를 며칠간 소금에 절여 수분을 쫙 뺀다. 그리고는 수분기가 빠져 쭈글쭈글 해진 무를 사과와 배로 다시 수분을 채워 통통하게 만든다음 6개월간 숙성한다고 한다. 그 무로 만든 동치미로 막국수를 만드는게 비법이라고 한다.

어릴 때 생활의 달인이나 다른 맛집의 사장님들이 가게의 비법을 알려주면 내가 다 조마조마하고는 했다. 저렇게 가게 영업 비밀을 다 알려줘버리면 어떻게해? 다 따라하잖아! 라고 내가 나서서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렇게 다 성공비법을 알려주는데 왜 다른 가게는 맛이 없는거야? 사장님이 영업비밀을 다 알려주진 않겠지? 라고 의심하면서 봤다.

근데 어제 그 사장님을 보니 왜 자신의 비법을 자신있게 공개했는지 알겠다. 그 비법을 알려줘도 따라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내가 지금 막국수 집을 차리려고 마음 먹었는데, 무의 수분을 빼고 다시 충전하고 6개월 동안 숙성시킨 동치미를 담글 생각이나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성공법칙을 찾는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그걸 알려주는 사람도 많다. 누구나 노력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실제로 만나본 ceo들 중에서 기본법칙을 얘기하면 "그건 알죠. 근데 그게 지금 당장 가능한가요?" 라고 얘기하는 사람 뿐이었다. (성공 못한 사람만 만나봐서 그럴지도) 우리 모두 기본이 중요하고, 지름길이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걸 실천하는 사람은 몇 없다. 나는 막국수 맛집이 되고 싶지만 동치미를 맛있게 숙성시킬 노력도, 국수를 맛있게 끓일 노력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성공의 법칙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의 법칙을 실행해 보는 것.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면서 행해나가는 것. 브랜딩, 마케팅 역시 마찬가지다. 잊지말자. 기본, 본질이 언제나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