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우리
무심코 해보려다 매번 멈칫 하게 되는 것. 핸드폰 바탕화면을 변경하는 일이다.
인성이가 떠나고 배경화면을 바꾸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인성이 사진으로만 바꿨다.
여행에서 찍은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화면으로 해놓았을 때 핸드폰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 마음은 틀림없는 두려움이었다.
'이러다 인성이를 잊어버릴지도 몰라'
핸드폰을 뒤져 가장 건강하고 귀엽던 시절의 사진을 찾아 바꿨다.
인성이가 10살이 됐을 무렵, 이 생명체와 언젠가는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인성이 없는 집과 인성이 없는 삶을 떠올리는 것이 두려웠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며 상상을 해봐도 그려지지 않았다. 조금도 예상할 수 없었고 그래서 더 두려웠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될 것 같아서.
답을 찾을 수 없는 두려움과 7년을 더 보낸 후 인성이는 떠났다. 무너질 것 같은 일상과 삶을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게 첫 번째 두려움이 종료 되었다.
인성이가 떠나고 1년이 조금 지났다. 인성이가 죽기 전 날 찍었던 동영상은 결코 마지막을 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며칠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 될거야. 이게 그 과정이야. 인성아, 힘내. '
핸드폰 안에 인성이를 담은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있지만 그 날의 기록은 볼 수가 없다. 일어나려고 애쓰다가 픽 쓰러지는 그 모습을,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하는 그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다.
언젠가 인성이를 잊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 번째 두려움은 첫 번째 두려움보다 오래 지속될거다. 내 수명만큼이려나. 터치 몇 번만 하면 수백개의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지만 찾아 들어가는 것이 아닌 핸드폰을 들기만 해도 보여야하는, 의식하지 않아도 언제나 내 눈에 밟혀야 하는 상태로 지내고 싶다. 언제나 곁에 있었던 그때처럼 내 시선이 닿는 곳 어디든, 발 아래, 소파 위, 침대, 내 무릎, 캣타워 꼭대기..
첫 번째 두려움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애썼던 것처럼 이 두려움또한 노력하며 안고 갈거다. 이것이 내가 인성이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기억하고 추억하고 기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