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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버릴 수 없어요

잡동사니의 역습

  

저장 강박 증상자들은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매우 우유부단했다. 그들은 만약을 대비한 품목을 외면하지 못했다. 대다수는 가족 구성원 가운데 또 다른 사람이 저장 강박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녀는 몸무게와 저장 강박이 연결된다고 믿고 있었다. "내 몸과 집은 같아요. 위안을 얻으려고 몸과 집에 물건들을 들이는 걸 보세요" 직접 진행한 연구만 보더라도 그들의 체질량지수는 평균보다 더 높았다.

아이린은 골라잡은 대상의 어떤 속성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판별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할 물건의 새로운 속성과 활용법을 생각해 냈다.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물건을 정리하지도 버리지도 않았다. 그녀가 자신의 기분을 달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활동 가운데 하나가 쇼핑이었다. 쇼핑으로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저장 강박 증상자들은 우울증을 흔하게 경험한다.  우리 연구에 자원한 저장 강박 증상자의 약 60퍼센트가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우울증의 상당 부분이 저장 강박 자체에서 비롯됐다. 저장 강박 증상자들은 거주 공간을 유지 관리하지 못하는 무능을 지적하면서 자신이 보잘것없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여겼다. 또한 가족 구성원을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고립감을 느꼈고, 나아가 사회생활에도 제약을 받았다.

모든 소유물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그 사연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대상물과 맺은 애착 관계가 어느 정도 느슨해지는 느낌을 자주 받곤 했다. 그녀는 이런 방식의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물건들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되었다.  -잡동사니의 역습 중에서 -


  장년층, 고령층 1인 가구와  이분들을 지원하는 생활지원사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많이 듣는다. 생각보다 심각한 경우가 많다.


고령층 1인 가구 수업, 준비물에 신고 있는 양말 전부 가지고 오기가 있었다. 수업 시간에 양말 개기 실습을 하고 바구니에 가지런히 담아 기분 좋은 양말을 신게 해 드릴 요량이었다. 양말을 가지고 오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양말이 전부 더러워 부끄럽다시며 뜯지 않은 새 양말만 골라 들고 오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쇼핑백 가방 넘치게 양말을 들고 오신 어르신이 있다. 양말을 꺼내 함께 개는데  세탁도 세탁이지만 하나같이 발목이 늘어나거나 색이 바래고 구멍이 나 있었다. 남자분이셨는데 양말을 꿰맨 흔적도 여기저기였다. 여쭤보니 돋보기 끼고 직접 꿰맸다고 하셨다.


 너무 많이 헤지고 거듭 꿰맨 흔적이 보이는 양말을 두고, 웃으며  보낼 때가 된 것 같다는 말에 집에 새 양말이 산더미라고 하셨다. 그런데 왜 새 양말 안 신고 해진 양말을 신느냐는 말에는 아까워서 못 버리고  못 신는다고 하셨다. 심지어는 먹고 난 라면 봉지도 아까워서 못 버리고 전부 보관하고 계시다며  뭐라도 담아서 버리면 좋다고 하셨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엊그제 노인복지관 1인 가구 특강에서 지금을 홀가분하게 잘 살기 위한 비움을 강조하며 저장 강박에 관한 짧은 영상 하나를 시청했다. 물건을 쌓아두고 있을 때 일어나는 좋지 않은 점과 반대로 물건을 정리하면 좋은 점에 대해 나눴다.  그리고 주변에 이런 분들을 본 적 있냐는 질문에 1/3 가량이 손을 드셨다. 더 심한 사람도 있다는  말씀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못 버리는 병, 저장강박증은 연세가 드신 분들일수록 또 가난한 시절을 겪은 분들일수록  많다. 다시는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의 대비에서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 입지 않는 옷은 과감히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비우는 정리와 제대로 채우는 수납을 통해 쾌적한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공간은 저마다 목적이 있다.  휴식과 성과 그리고 건강하게 지금을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번째도 비움 두 번째도 비움이다. 비움에는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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