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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성장

제7회 가족 독서모임, 90년생이 온다


제7회 가족 독서모임, 90년생이 온다

2020. 3. 27 (금), 미니 북카페


가족 독서모임을 돌아보며


가족 독서 모임(BHFC)이 3월로 7회를 맞았다.

지난해  8월에 말을 꺼내고 9월에 시작해 어느덧 이만큼 왔다. 평소 꼭 해보고 싶었던 거였지만 중고등학생이라 시간도 여의 칠 않은 데다 사춘기가 한창이라 과연 될까 기대 반 의문 반으로 시작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하고 나니 이만큼 왔다.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느 집이나 마찬가지일 테다.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중학생만 돼도 가족이라고 다 같이 모여서 하하 호호 웃고 즐기는 시간, 특별한 날 아니면 흔하지 않다. 고등학생의 경우 학원이 주말에 집중되면서 주말까지도 다 같이 식사하는 일이 드물다. 같이 먹는 건 어쩌다 한번 정도다.  학원도 학원이지만 가족보다 또래 친구에 집중하고  서로 다른 관심사도 한몫한다.


어느 순간부턴가 친구에게 길어지는 말도 가족에게는 단답형이 되며 얼굴을 맞댈 일이 많지 않다 보니  뭔가 반쪽짜리처럼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데 가족 독서모임을 하면서 한 달에 한 번이지만 2시간 정도 진행되는 이 시간만큼은 오롯이 나 자신과 상대에게 집중한다.  이 시간을 통해  각자의 한 달을 공유하며 가족이지만 미처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된다.  있었던 일을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건 독서 일지 하단에  넣은 '이 소중한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가?'라는 질문 넣었기 때문이다.  질문은 상대로 하여금 대답을 부른다. 이 내용을 넣은 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싫든 좋든 가족이 같은 책을 읽고 평소와는 달리 이 시간만큼은 같은 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얘기하며 관련한 경험을 얘기할 때면 비로소 뭔가 하나 된 느낌이 들고 때론 상대방의 추억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마저 한다.


독서 일지에는  줄거리, 인상 깊었던 부분의 느낌과 함께 각자 소중한 한 달의 기록을 적는 3 부분으로 되어 있다.  한 달의 여정을 돌아가며 얘기할 때면 남편이 아들이 딸이 어떤 것을 하며 한 달을 보냈는지 알 수 있어 좋다.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적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독서모임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카페에서 하기로 했지만 코로나 이후 줄곧 집에서 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로 학교도 학원도 가지 않고 친구마저  만나지 못하다 보니 한 달 내용이 단조롭기 그지없지만 작은 일 하나도 구체적으로 적는 데다 월말에 하는 거라  스스로 한 달을 되돌아볼 수 있어 좋다.                            

'90년생이 온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경제경영서이면서 트렌드를 다룬 책이라 상식처럼 알고 있어야 할 책으로 여겨졌다. 예전에 포노 사피엔스를 읽고  좋아 방학 동안 아들에게도 권했는데 '90년생이 온다' 이 책 또한 포노 사피엔스의 연장선에 있다 싶어 확장 독서의 일환으로 선택했다. 다만 딸아이에겐 어려울 수 있는 책이지만 독서모임 할 때 풀어주는 이야기만 들어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애써 전부에게 맞추려 하지는 않았다.


지난 22일, 3개월 동안 진행된 독서모임의 6번째 책 서평을 마치고 가벼운 맘으로 3월 가족 독서모임 책을 3일에 나눠 읽었다. 책을 읽을 때 되도록이면 집중력 올려주는 포커스 앱을 활용한다.  이유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휴대폰을 보게 되고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나면 바로 일정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보니 자꾸만 폰을 보게 된다. 한번 보면 20~30분은 훌쩍이다. 이번엔 포커스 앱을 켜고 폰을 책상 아래로 내렸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보이지 않으니 확실히 효과적이다.   

                                             

책 읽는 틈틈이 환기도 시키고 눈이 피로하다 싶으면 먼 산도 바라보고 저 멀리 만개한 꽃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스트레칭도 해가며 그렇게 지금 여기를 즐겼다. 예정 대로였다면 이런 여유는 힘들었을 테지만 코로나로 아이들과 부딪히고 힘든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스스로를 위한 시간 활용 면에서는 만족이다. 식탁에서 거실로 자리를 옮긴 후레지아가 시들어, 버리려다 남아있는 향기에 책상으로 가지고 왔다. 책 너머에 꽃이 폈다. 향기가 넘친다. '그렇지! 책이란 지혜의 샘이요 향기 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지!'  독서가 더 즐거운 이유다.  


못다 읽은 부분은 가족 독서모임 당일까지 읽었다. 책장이 더디게 넘어간다. 아니 비교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내친김에 한 시간 설정 후 독서량을 확인했다. 20~25페이지 정도 그러니까 10~12장 정도다. 생각보다 더디다. 그도 그럴 것이 모르는 단어나 용어가 나오면 찾아보고 떠오르는 기억이 있으면 메모하다 보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당 독서량을 알았으니 이후부터는 포커스 앱 1시간 설정 후 12장 뒤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읽었다. 확실히 몰입도가 좋고 빨랐다. 한 페이지씩 늘려갔다. 나중에는 15장까지 넘어간다. 확실히 분량을 정하는 게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하루 '30분 책 읽기'가 아니라  '5장 읽기'라는 식이다. 시간을 세우다 보면 그 시간이 여의치 않은 날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하거나 미룰 가능성이 크다. 오래 앉아 있다고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하는 게 아닌 만큼 짧게 하더라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분량 목표는 시간 목표에 우선한다.                

제7회 가족독서모임, 90년생이 온다.

독서모임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이번엔 예정대로 진행했다. 사실 하루 미뤄서 주말에 할까 고민도 했다. 왜냐하면 문창과 멘티 신청으로 인해 7시에 멘토링이 예정되어 있었고 사전 준비로 관련 공문과 화상세미나인 만큼 프로그램도 설치 후 테스트까지 시간을 요한다. 거기다 오후 들어 겨우 마무리한 책, 생각 정리도 해야 한다. 더군다나 오늘은 한 달 쓰기 우리 팀원 중 한 명의 라이브가 있는 날이라 여러 개가  겹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루지 않고 강행했다. 남편의 퇴근이 늦은 데다 라이브 톡까지 보고 이래저래 움직이다 보니 밤 11시에 앉았다. 금요일 저녁이니 부담 없이 진행했다.


목차는 크게 3개의 카테고리로 되어 있다.

1부  90년 대생의 출현에서는 그들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과 90년 대생들은 어떤 세대인가,

 90년대생의 특징(간단, 재미, 정직)에 대해 다루었고,

2부  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에서는 90년대생 그들이 몰려온다, 90년대생 인재의 특징,

새로운 시대 새로운 고용, 새로운 세대들의 직원 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다루었으며,

3부  90년대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에서는 90년대생, 소비 업계를 뒤흔들다, 90년 대생들이 바꿔버린 소비지형도, 90년대생의 마음 사로잡기, 90년대생을 보다 깊게 이해하는 방법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을 통한 저자의 의도는 9급 공무원 세대라고 할 수 있는 90년 대생들이 이전 세대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아가 우리는 어떤 눈으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밝히고 싶어 한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대기업에 입사한 후 10년간 후배나 고객들을 마주하면서 그들에 대해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를 자세히 기록한 책으로 실질적인 인터뷰나 생활을 통해 90년 대생들에 대한 현장감이 뛰어난 책이다. 목차에도 나와 있듯이  90년 대생들의 3가지 특징이 명쾌하다.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이다

인상 깊었던 내용으로는 취준생 10명 중 4명이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나라에서 90년 대생들은 월급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다. 그 월급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미국은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무원도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면 지금과 같은 공시족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만큼 90년 대생들은 안정적인 공무원에 몰리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세대

월급이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 월급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대기업을 다니는 선배들이 '굵지 않더라도 길게 다니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봤어요. 어차피 사기업을 가서 불안에 떠느니, 굵진 않지만 길게 벌 수 있는 공무원의 길을 택하겠어요."
2년째 9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김 모 씨(1992년생)    - 90년생이 온다  p28  -

2003년생인 아들 녀석, 본인과 나이차가 많지 않아 공감되는 이야기가 꽤 있단다. 90년 대생들의 특징인 간단, 재미, 정직을 들며 90년생 이후로는 모두 적용되는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전부 말을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 또 재미있는 것 속칭 '병맛'을 좋아한다, 과거 LG에 이상한 광고가 나온 적이 있는데 재미있는 데다 상식을 뛰어넘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이러한 특성들을 공략한 상품 중에는 성공한 것들이 꽤 있다고 적었다. 소비자가 된 90년대생에서는  이들은 간단한 것, 편한 것, 재미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성공한 것이 우버이다. 그들에게  우버는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또한 간단하기까지 했다. 남편도 나도 광고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 어떤 거냐고 물으니 유튜브에서 직접 찾아 보여준다.  세제 광고인데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사용 중인 세제 다 쓰고 나면 광고 속 세제도 사봐야겠다.          

난 신조어나 줄임말 부분에서 굉장히 낯설었다. 카톡을 주고받을 땐 쓰겠지만 집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서 낯선 부분이 많았는데 신조어나 줄임말 몇 개를 예로 들어보자면 이런 것이다.

빠바(파리바게뜨),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미피(미스터피자), 문상(문화상품권)인싸, 아싸는 익숙하지만 별다줄(별걸 다 줄이네), 어사(어색한 사이), 우주공강(대학교 공강 시간이 매우 길 때), 생스(생활스터디), 쟈철(지하철), 125(이리 와), 어솨요(어서 오세요)등 이 밖에도 낯선 줄임말이나 신조어가 굉장히 많았다. 소통하려면 별도의 공부가 필요하다.          
포노 사피엔스 (최재붕)

"너는 무슨 세대야?" "밀레니얼 세대요." 직전에 포노 사피엔스를 읽은 아들이 답을 한다. 대략적인 그들의 특징도 읊는다. 남편이 묻는다. "자기는 무슨 세 댄데?" "X세대" 그랬더니 포노 사피엔스를 읽어놓고도 모르냐며 타박이다. 너무나 당당해서 순간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싶어 책을 펼쳤다. 순간 남편은 납작귀가 되었다.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듯해 포노 사피엔스 페이지를 가지고 왔다. 남편과 나는 X세대다. 흔히 말하는 X세대는 신세대를 일컫는 용어였지만 여기에서 기준은 다르다.                                                     

같이 읽어도 좋을 책 '포노 사피엔스',  아들의 짧은 독서록

90년 대생들이 공무원을 고집하는 이유와 그들의 특징은 입사 형태 및 구조조정, 휴가 부분에서도 잘 나와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안정적인 직장 공무원은 누구나 희망하는 직업이지만 합격비율을 감안했을 때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창업과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미래도 밝다는 가정하에 너나 할 거 없이 공무원만 고집한다면 미래는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창업하기 좋은 나라,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기대해 본다.

 

꼰대란 말이 유행인데 책에는 23가지 항목을 다룬 꼰대 체크 리스트도 있다. 모임 중 아들 녀석은 조심스럽게 딸아이는 당당하게  "엄마는 꼰대 기질이 있어!" "내가 왜? 어떤 부분에서?" "말에서 느낄 수가 있어!"

내가 체크해도 애매하지만 한 두 개 정도는 해당사항이 있는 듯,  꼰대 기질이 있다. 조화롭게 잘 지내려면 꼰대 기질을 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 가정은 작은 사회인만큼 직장과 다르지 않으니까!

                                                                                

90년대 생들의 특징 중 하나인 재미, 대표적인 사례로 기승전병이 있다. 기승전결에 '병맛'이라는 신조어가 결합된 또 다른 신조어인데 '병맛'이란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말한다. 아들 녀석이 병맛이란 단어는 굉장히 오래됐다는데 몰랐다. 90년대생이 추구한다는 재미, 아들이 본인도 다르지 않다고 했는데 한 번은 유튜브를 보고 깔깔깔 넘어가는 아들에게, 도대체 뭐냐고 물었더니 한 유튜버가 세수하고 거울 보는 행동을 몇 시간씩 또는 하루 종일 반복하는 장면이었다. "이걸 왜 봐?' "재밌잖아요!"  나로서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관심조차 없다는 거 아들을 보면서도 알 수 있다.  90년 대생들은 간단한 걸 좋아하는 만큼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지 않는다. 마켓 컬리, 배민찬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제대로 관찰하라.  
관찰에 답이 있다.               


마지막 질문, 스타벅스 성공사례와 함께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했다.

"각자 브랜딩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시계는 새벽 한 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난 느낌이란 할 일도 많지만 뭔가 시원한 느낌이다.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한 것을 좋아하는 90년 대생들, 소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90년 대생들에 대한 바른 이해와 대처에 기업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는 만큼 그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그 공부의 첫 번째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가족 독서모임을 통해 상담을 받는듯한 느낌이 있어 좋다는 아들, 책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정보를 나눔으로써 함께 한다는 게 좋은 만큼 가족문화로 자리 잡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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