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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가르침

제9회 가족 독서모임, 연어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진행하는 가족 독서모임, 적다 말고 저장해놓은 글 이제야 꺼내 이어 본다.


제9회 가족 독서모임, 연어

2020. 5. 30 (토), 미니 북카페

2020년 5월 가족독서모임, 연어

하루가 또 일주일이  전력 질주하는냥 빠르게  지나 돌아서면 한 달이 훌쩍이다. 기말고사 기간에 다문화사회 전문가 오프라인 교육이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토, 일 4번에 걸쳐 있었다. 여러 가지 일이 겹쳐 마음이 급하다. 오후 2시~6시까지 법무부에서 진행하는 화상교육 4시간이 끝나고 빠르게 저녁을 준비한다. 주말에 학원 가는 고등학생 아들이 돌아와 식탁에 모였다. 저녁 먹고 앉으니 어느덧 10시다.


돌아가며 책을 선정하기로 했지만 상황에 따라 한다. 이번에도 내가 했다. 문예창작 수업을 들으며  뒤늦게야 안도현 시인을 알게 되었다. 동화 같은 소설 연어다.

토요일 오전  사무실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 언제나처럼 필요한 책 있냐며 전화나 톡을 하는 남편이다. 시내 중고서점에 들렀다며 책을 물어왔다.  그리고는 한 장의 사진과 글이 올라온다. "아빠는 여기서 쓰고 간다" 사무실에 가며 독서일지를 챙겨갔나 보다.


연어는 모천회귀성 물고기로 태어나자마자 연약한 몸으로 알래스카까지 헤엄쳐갔다 다시 그 길을 거슬러 모천으로 돌아와 자신의 알을 산란하고 죽는다. 이과정은 인간의 삶과 다르지 않고 누구나 살면서 겪는 힘든 일과 상통하다. 연어의 험한 삶의 고통을 보고 느끼면서 삶을 어떻게 이겨내고 인생이란 강을 건널 수 있을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진한 감동이 있었다는 남편이다.


카메라를 든 인간과 낚싯대를 든 인간

초록강이 인간을 싫어하기만 하는 은빛 연어에게 2가지 인간의 종류라며 해준 말이다. 카메라를 든 인간은 자연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무해한 사람이고, 낚싯대를 든 사람은 물고기들을 낚는 해로운 인간이라는 관점이다. 그동안 인간의 관점으로만 해충, 익충 등을 나눠서 봤는데 다른 동물의 관점으로 보면 우리 인간도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아들의 생각)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초록 강으로의 과정에 폭포라는 역경을 만났을 때 그리고 그 동료가 알아낸 순탄한 길을 두고 고민할 때 은빛연어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말을 했다.

우리 연어들이 알을  낳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알아. 하지만 알을 낳고 못 낳고 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알을 낳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쉬운 길을 선택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새끼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할 것이고, 곧 거기에 익숙해지고 말 거야. 그러나 우리가 폭포를 뛰어넘는다면, 그 뛰어넘는 순간의 고통과 환희를 훗날 알을 깨고 나올 우리 새끼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게 되지 않을까? 우리들이 지금, 여기서 보내고 있는 한순간, 한순간이 먼 훗날 우리 새끼들의 뼈와 살아 되고 옹골진 삶이 되는 건 아닐까? 우리가 쉬운 길 대신에 폭포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뿐이야
 연어 p 106~107


우리가 쉬운 길 대신 폭포라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하는 이유다. 집이라는 환경, 부모라는 환경을 비롯한 수많은 환경 등 매 순간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조급하고 부담 있는 가르침의 설렘이 자기 계발서라면, 연어는 따뜻하고 편안한 가르침의 설렘이 있다. 코로나로 집콕에 메마른 감정을 촉촉이 적셔주기에 충분했다.


소중한 한달을 어떻게 보냈는가에 난 늘 칸을 빼곡히 메운다. 5월은 기말고사 대비 독서와 수업 듣기, 특강 그리고  G단계로 넘어오면서 부쩍 어려워져 숙제하기 급급한 중국어 수업, 블렌디드 연수를 위한 교육신청, 다문화사회 전문가 법무부 교육 15시간 이수가 있었다. 특히 5월은 한 달 유튜브를 통해 20개의 글과 10개의 영상 인증이 가장 큰 소득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가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찾아가며 배우고 익혀서 3일에 하나의 영상을 업로드한다는 건 분명한 무리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 환경설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했다. 또 하나 제대로 된 소통도 못하지만 일평균 방문자가 500명을 넘어서면서 서평이나 기자단 의뢰가 부쩍늘었고,  마음은 있지만 수업 관련 책도 겨우 읽어내고 있어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발령과 함께 코로나로 어수선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사원들과 유대관계가 좋아지고 잘 적응해 가고 있는 남편, 사춘기 절정의 반성적 모드인 딸,  못할 줄 알았던  flght! 를 완곡하고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다는 아들이다.  등교가 시작되었지만 온전한 등교가 아니라 뭔가 더 어수선한 느낌이다.

아들 녀석이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틀어 다 같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는 아들이 완곡했다는 flght! 와 함께  우연히 듣고는 매료된 히로시의 회상까지 음악으로 마무리했다. 늘 늦은 시각에 끝나지만 다행히 전부 올빼미 띠라 부담 없이 훈훈한 마무리다.

6월의 선정도서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fight!  

완곡했다는 곡, 하루도 빠짐없이 지겹도록 들었다.

https://youtu.be/VJqC--BHBEI


히로시의 회상

https://youtu.be/nEh432koJH4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https://youtu.be/K1h17CcMh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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