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도 공유문화가 앉았다
예전과 달리 주방은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가족의 공용공간이지만 동시에 주부의 얼굴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내 얼굴은 어떤가?
우리 집 식탁은 식탁과 동시에 책상이며 내가 유튜브를 촬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남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된 사용자다. 남편은 안방 책상, 거실 창가 테이블, 식탁을 오가며 다양하게 즐긴다. 거실 창가 테이블과 주방 식탁에서는 주로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어공부를 한다. 안방 책상에서는 주식을 보거나 업무 관련 일을 한다. 공간마다 기운이 모두 다르니 기분 따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주부의 얼굴이자 가족의 얼굴이기도 한 주방, 그중에서도 그릇 정리에 이어 냄비 프라이팬 정리수납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냄비, 프라이팬 정리에 이렇게나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영상 올린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았건만 조회수가 16만을 넘었다.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것일 테다.
정리하는 프로세스는 영역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은 아래와 같다.
1. 설계도를 그린다.
- 어디에 어떤 것을 수납할지 정함 (동선 고려)
2. 전부 꺼낸다.
- 꺼내면서 종류별로 끼리끼리 분류
(냄비끼리, 프라이팬끼리, 뚝배기끼리 등)
3. 사용하지 않은 것은 버리거나 나눔 한다.
4. 수납한다.
- 자주 사용하는 것과 가끔 사용하는 것 분리 수납
- 자주 사용하는 그릇은 손 닿기 쉬운 곳에 수납
냄비 사용도 공유문화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 곳에 나눠 수납하고 있다. 먼저 냄비는 하부장 조리대 아래 코너장에 수납되어 있다. 냄비를 꺼내보니 무쇠냄비 2개, 손잡이 냄비 2개, 뚝배기 1개, 궁중팬용 뚜껑이다. 냄비 사이즈가 다 작아서 큰 냄비가 필요할 때는 궁중팬을 활용한다.
그리고 궁중팬보다 조금 큰 곰솥이 있는데 일 년에 한두 번 쓸까 말까 여서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사는 지인이 쓰고 있다. 필요할 때 받아와 사용한다. 냄비의 공유문화다. 나는 공간 차지 없어 좋고 지인은 별도의 지출이 없어 또 좋다. 내 물건이지만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제2의 주인이 된다.
유튜브 영상 도중에 무거워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무쇠냄비를 처분할 거라는 얘기를 했더니 유튜브 구독자님께서 농장에서 사용하고 싶다고 원하셔서 나눔 했다. 비워서 좋고 구독자분은 필요한 거 구했으니 또 좋다.
아나바다를 부르는 정리수납
정리수납전문가 과정 수업을 진행하는 중 공간별로 하나씩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정리하는 과정에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쓸만한 물건이지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동료에게 나눔을 한다. 내가 처분하고자 하는 물건의 사진을 찍어 밴드에 올리고 필요한이가 댓글을 달면 다음 수업 때 가져와 나눔 하는 형식이다. 반응이 좋다.
수업을 하기 전에는 배출하려고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 늘 배경처럼 있던 물건 하나하나를 마주하며 물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 그리고 필요한 이들에게 나눔 함으로써 물건에 생기를 불어넣게 된다. 한마디로 정리수납전문가 과정 수업에서는 정리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아나바다 즉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다양한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개수대 아래 공간이다. 쟁반, 볼, 프라이팬이 있고 문짝에 식도와 과도, 가위가 있다. 프라이팬 수납은 세로수 납으로 편리한 거치대를 사용하고 있는데 만족스럽다. 처음엔 쌓기 식 거치대에서 파일박스를 이용해 수납했다가 좀 더 편리한 거치대로 바꿨다. 어떤 물건이든지 다양하게 접해보면 본인에게 맞는 수납용품은 물론 나만의 수납방법을 찾을 수 있다. 쟁반이나 볼도 자주 쓰는 꼭 필요한 것 위주로만 남기자. 안 쓰는 것은 처분하고 까끔 쓰는 것은 보관용으로 분리 수납하자. 이 공간에는 정말 자주 쓰는 것 위주로만 수납하면 편리하다.
코칭을 갔을 때의 일이다. 어린 아기 둘을 키우는 댁이었는데 꺼내기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기 간식을 모두 개수대 아래 공간에 수납해 둔 걸 보고 이유를 물어봤다. 편해서라고 했다. 물론 짧은 동선에 꺼내기는 편리하겠지만 물을 쓰는 공간으로 늘 습기에 노출되어 있어 식품 보관장소로는 적절치 않다.
쟁반도 볼도 용도를 구분해 하나씩만 남기자. 물건을 소유하는 기준은 '지금 쓰는지'와 '사용이 정해진 것'이다. 언젠가를 위한 물건은 처분하자. 경험에 의하면 그 언젠가가 오지 않을 확률이 99%다.
일 년에 한두 번 쓰는 대형 접시, 무게도 상당하다. 자주 쓰지 않고 대형이라 보관이 적절치 않은 만큼 드레그장 맨 안쪽 논슬립 매트를 잘라 넣고 세워서 수납했다. 평소에 손이 안 가니 좋고, 죽은 공간을 살려서 좋은 데다 논슬립 매트로 미끄러지지 않으니 안성맞춤이다. 드레그장 위 냄비를 수납할 공간에는 소음과 충격흡수를 위해 논슬립 매트를 작게 잘라 깔았다.
잔고장이라도 고장 난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입주 14년 차의 아파트인 만큼 하나 둘 벗겨지고 고장남에 보수가 필요하다. 가까운 생활용품점에서 구입한 시트지를 잘라 붙였다. 전문가처럼 잘 바르진 못했지만 쉬운 데다 가성비가 좋아 더 만족이다.
마지막으로 개수대 아래 문짝에 부착된 비닐종이 수납함이다. 이곳에는 채소나 과일 등을 구입할 때 따라오는 비닐 등을 편하게 밀어 넣고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린다거나 필요할 때 하나씩 뽑아 쓰는데 편리하다. 가성비 만점이다.
오늘 나의 작은 나눔이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방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 냄비 프라이팬 정리, 응원합니다!!
퀸수키 행복발전소는 쉬운 정리를 지향합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유튜브 선생에게 물어본다. 유튜브를 보면서 느낀 점은 분야의 여러 유튜버들이 친절하고 자세하게 잘 알려줌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분야일 때는 재생 속도를 늦추고 몇 번을 돌려보게 된다. 그래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시작하려는 첫 마음의 포기 없이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또한 모두의 성장을 기원하고 기대하는 만큼 일시적인 정리가 아니라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퀸수키 행복발전소' 구독하고 부자 되자! < 퀸수키 행복발전소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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