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대프리카의 중심
대구에 산 지 23년째건만 여름이면 아직도 헉헉댄다. 부적응이다. 나름 잘하는 적응인데 여름 앞에서는 실력 발휘가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늦은 출산 때문일까 둘째 낳고 체질이 바뀐 듯하다. 더위를 타도 너무 많이 탄다. 여름엔 많이 덥지 않는 오전조차도 청소기 한번 미는 것만으로도 땀범벅이 되니 나에게 여름은 애로사항 그 자체다.
오늘 기온 38도, 체감온도는 용광로 불구덩이다. 2시에 있는 복지관 강의를 위해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지나 헷갈리지 않는 언제나 같은 자리 지하 2층 차에 오르기까지 그 짧은 시간에 땀을 바가지로 쏟았다. 캔커피 하나를 아이스팩 삼아 들고나갔지만 흐르는 땀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정말이지 더워도 너무 더워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이고, 더워라 덥다 더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에어컨 센 바람으로 바람 샤워를 하고는 강의실에 들어섰다. 살 것 같았다.
강의실을 막 들어서는 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구동성이다.
"오늘 진짜 덥네요!! 너무 더워요!!"
강의실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있음에도 방금 전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듯 열심히 손부채질이다. 팔을 흔드는 동작에 체온이 오르고 오히려 더 덥게 느껴질 텐데 부치고 있다는 마음 효과 때문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부치며 흐르는 땀을 훔친다. 내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너무 더운 나머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제자리걸음과 왔다 갔다 하며 애써 바람을 일으키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집콕 피서
예년 같았으면 광복절 전후로 휴가를 다녀왔을 텐데 올해는 그냥 집이다. 조금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고개를 드는 코로나로 걱정이다. 올해는 휴가고 뭐고 발이 단단히 묶였다.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은 다시금 확산 중인 코로나로 지난번에 이어 이번 주부터 또 한 번의 재택근무에 들어갔단다.
유난히 더운 날씨, 불쾌지수 제대로인 요즘 그럴듯한 휴가는 아니지만 집안에서 음악과 요리 간단한 소품을 할 용해 나름의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집집마다 나름의 피서법이 있을 테다. 오늘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에 어머니의 인견 치마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강력한 피서법 명품 '어머니표'
친정 엄마보다 더 살갑고 더 가깝게 지냈던 울 어머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3가지가 있다. 가족을 위해 매일 음식을 만드셨고, 또 재봉틀 앞에서 쉴 새 없이 뭔가를 만드셨다. 그때 TV에서는 늘 뉴스가 함께였다. 천생 여자인 고운 울 어머니, 정치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으셔서 뉴스 아니면 요리 방송과 함께 셨다.
주말이면 자식들 입에 음식 들어가는 재미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그렇게 열심히 틈만 나면 물레질하듯 만드셨던 그것은 바로 인견 파자마, 인견 베개커버, 인견 이불, 인견 쿠션 커버다. 서문시장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시며 천을 보셨고, 풍기인견이 좋다시며 멀리 풍기행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어머니의 천사랑, 인견 사랑은 못 말렸다. 신상이라 사고 풍기인견이라 사고 손주들이 좋아할 만한 프린트가 나와 또 사셨다. 당신 자신에게는 여발이었지만 가족과 주변인을 챙기는 그 마음은 명품 중의 명품이다.
어머니의 넘치는 부지런함으로 우리 집엔 사계절 베개커버가 넘쳐났다. 겨울이면 쟈가드천이었고 여름이면 당연 인견이다.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우리 가족의 실내 복장은 전부 어머니표 인견이다. 아쉬운 건 인견의 프린트는 대부분 화려하고 야단스럽다는 것이다. 울 어머니 닮았더라면 은은한 꽃향기 같은 느낌이었을 텐데 아쉽게도 인견은 화려함의 극치다. 적어도 3년 전까지는 그랬다. 그렇게 인견 복장을 하고 있다가 누군가 방문한다면 황급히 갈아입는다. 말 그대로 파자마이기 때문이다. 남편과 나는 초인종이 울리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초스피드로 후다닥 안방행이다.
우리 집 침대는 3번의 옷을 갈아입는다. 봄에 한번, 여름이 채 오기 전 한번, 늦가을에 또 한 번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어머니표 인견이불의 활약이 돋보인다. 어머니표 인견 이불을 깔고 인견 베개커버와 함께 다리 사이에 끼운 인견 쿠션에 역시 어머니표 체크무늬 면 쿠션을 안는다. 발치에 선풍기 1단으로 1시간 설정이면 꿀잠 확정이다.
아이들 어릴 때엔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별해 만드셨다. 기본적으로 어머니가 만드시는 인견제품은 그 어떤 명품보다 낫다. 손수 인견을 떠서 빨리 주고픈 마음에 밤낮으로 만드셔서 완성되면 한차례 삶아 헹군 후 일일이 다림질을 하신다. 반듯하게 다림질 후 착착 접어서 일일이 보자기에 곱게 싸서 세 아들네로 당신 언니네로 사돈네로 친구네로 그렇게 배달을 다니셨다.
지인에게 손수 선물도 하셨지만 또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아이들이라 여름 한철 입고 못 입게 된 파자마는 깨끗이 씻어 조카들과 편안한 이웃에게로 갔다. 그렇게 울 어머니의 사랑이 소리 없이 은은하게 퍼져갔다.
"파자마 정말 잘 입히고 있어요. 우리 현이가 다른 옷은 안 입으려고 해요. 언니 어머니 생각나요!!"
코로나 시대 가족문화로 슬기롭게!!
코로나 확산이 걱정인 요즘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서 즐기는 가족만의 문화를 만들면 좋다. 건강한 음식, 볼거리와 다양한 소통으로 심적 물적 면역력을 키워서 잘 이겨내야 한다. 수개월째 묶인 발, 사춘기와 갱년기다 더해 때때로 불통을 경험한다. 실감을 넘어 절감이다. 부딪힘에 타오르는 열기 앞에서도 깃털처럼 가벼운 어머니표 인견은 이 모든 걸 잠재우는 힘이 있다. 어머니의 고운 마음에 인견의 장점이 더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얼음계곡을 만든다.
'신박한 정리'
있는데 또 만들고 만들고 하셔서 그만 만드셨으면 할 때도 있었다. 아이가 커서 못 입는 것보다 어머니가 만드시는 속도가 몇 배는 빨랐다. 몇 해 전엔 이불 정리며 여름옷을 정리하는데 정말이지 인견제품이 한 자루는 더 돼 보였다. 보관용으로 정리할 때 인견은 수건처럼 네모로 접어서 깨워 넣기를 하는데 인견이불의 경우 일반 이불처럼 개면 술술 빠져서 이내 흐트러진다.
그런데 수많은 어머니표 인견제품을 보관하며 해답을 얻었다. 말 그대로 신박한 정리다. 어머니는 인견 파자마, 인견이불, 인견 베개커버, 인견 쿠션 등을 만들고 남는 자투리 천으로는 크고 작은 파우치를 만드셨다. 예전 우리 할머니들이 속바지에 묶어 다니셨던 돈주머니처럼 손잡이도 함께 있는 파우치다. 난 그 파우치를 계절용 스타킹이나 덧신 등을 보관하거나 정리가 잘 안 되는 소품을 넣어 수납하는 용도로 쓰기도 하고 외출 시 가방 속에 백인백으로도 활용한다.
거기에 정말 괜찮은 건 바로 이거다.
여름옷이며 이불을 정리할 때 어머니표 인견제품은 한 곳에 모아 보관하는데 바로 베개커버에 넣어 이불장에 보관한다. 보관해야 하는 인견 쿠션 커버나 베개커버에 넣어서 이불장에 올리면 무게감이 있어 아래에 있는 이불의 안정적인 보관도 가능하고 일반적인 보관으로 미끌리는 인견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한 수납 및 보관이 가능하다.
겨울철에 주로 만들어 주셨던 자갸드 베개커버에 넣어 보관하면 이불장에 각이 잡힌다. 집집마다 침대커버며 베개커버, 홑겹 이불, 인견이불 등 접어도 이내 풀리는 용품이 많은데 이럴 때 베개커버에 넣어 베개처럼 쿠션처럼 보관하면 안성맞춤이다. 집집마다 크고 작은 무릎담요도 많은데 이런 무릎담요를 낱개로 두지 않고 적당히 접어 배게 버커에 넣어 이불장에 보관해도 정말 좋다. 이거야말로 쉽고 편리하며 깔끔한 그야말로 신박한 정리라 부르고 싶다.
어머니 돌아가신 지 3년, 마르고 닳도록 입은 파자마가 수명을 다해 하나씩 줄어들고 있다. 남편의 파자마에 이어 우리 가족의 여름을 책임지는 어머니표 인견제품은 오래도록 함께할 동반자다. 딸아이 어릴 때 쓰던 핑크색 인견이불은 반이나 모자랄 정도로 훌쩍 자랐다. 이젠 그만 만드셨으면 했던 어머니표 인견제품이 그리워진다.
당신은 가고 없지만
다양한 어머니표 인견은
불타는 여름, 열대야를 잠재우며
끊임없이 속삭인다.
난 매일 밤 어머니의 숨결을 느낀다.
그리운 당신 소녀감성 내 어머니,
마음결이 꽃밭인 그 어머니를
여전히 사랑합니다!!
여전히 존경합니다!!
퀸수키 행복발전소는 쉬운 정리를 지향합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유튜브 선생에게 물어본다. 유튜브를 보면서 느낀 점은 분야의 여러 유튜버들이 친절하고 자세하게 잘 알려줌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분야일 때는 재생 속도를 늦추고 몇 번을 돌려보게 된다. 그래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시작하려는 첫 마음의 포기 없이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또한 모두의 성장을 기원하고 기대하는 만큼 일시적인 정리가 아니라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퀸수키 행복발전소' 구독하고 부자 되자! < 퀸수키 행복발전소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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