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사는 밤과 빛나는 별

by 승 하

241203 22:00 - 1204 4:00

비상계엄 선포와 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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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즐겨 읽던 노무현 전집이 유달리 빛나는 밤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사망특보가 뜬 동트는 옛 아침.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던 엄마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옆에 서 있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였다.

어젯밤에는 잔뜩 상기되어 붉어진 볼을 손등으로 식히며 침묵으로 티비만 바라보던 엄마.

월드컵도 축구도 심장 떨린다고 못 보는 그녀인데 어제는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보는 게 아니겠는가.

묘하게 떨리는 손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이제라도 난 멋지신 분들을 뒷배 삼아 존경심과 경외심 정도의 마음을 품고.. (멋지신 분들은 정말 많다. 하여 든든하다.)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나는 이제 이 세상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그것을 어찌 보아야 하는지. 고통 속에서 정신은 보다 더 또렷해지고 명징해지는 법이니.


윗분들이 자꾸만 태우지도 못할 쓰레기를 쏟아낸다. 어제가 정점이었다. 앞으로 정점이 더 남아 있을까.

그중 몇몇이 오늘 사의 표명을 했다. 슬플 따름이다.

와중에 거리를 뒤덮은 쓰레기를 기꺼이 치워줄 빛 하나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괴롭다.

하지만 아직 떠나지 않았다. 아직 환하게 빛나고 있다.

어쩌면, 이라는 마음이 확신이 되는 순간부터 난 믿는다. 그저 믿음 그뿐. 그리고 함께 목소리 낼뿐.

저마다의 믿음은 개인의 것이니 강요할 생각도 강요당할 것도 없다.


저들이 죽이지 못해 안달인 이유는 분명 있다. 정의의 생명력은 길다. 불꽃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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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강물처럼!

-고 노무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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