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만화 영화 '곤'을 보았다. 힘이 센 아기 공룡 '곤'은 어느 날 친구가 없어 외로워하는 독수리 카이를 도와준다. 곤의 방법은 바로 카이의 집 주변에 동물들의 집을 통째로 옮겨놓는 것. 심지어 바다의 상어까지 연못으로 데려온다. 갑자기, 그리고 억지로 옮겨진 동물들은 투덜거리며 독수리 곁을 떠나간다.
만화 영화를 집중해 보고 있던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하면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던 아이가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한다.
"어... 그냥, 눈을 마주치면 돼"
어렸을 땐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친구' 만들기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어려워진다. 남아프리카의 줄루족의 인사말인 "사우보나(Sawabona)"는 "우리는 당신을 봅니다(I see you)"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상대방을 바라봄으로써 상대방을 하나의 '존재(being)'로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나의 편견과 아집의 틀에 상대방을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상대방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좀 더 친구 만들기가 쉬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