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다이아몬드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놀이방에서 한참 놀던 아들이 달려 나와 뭐라 뭐라 이야기한다. 음...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다만, "응, 그래~" 하고 밝게 대답해주었다. 아이는 만족한 듯 다시 놀이방으로 뛰어 들어간다. 뒤이어 누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엄만테 뭐라고 그랬어?"
"몰라"
"엄만테 뭐라고 했는데?"
"몰라, 기억 안 나" ( '기억 안 나'는 요즘 네 살 아들이 애정하는 말이다.)
"말할 때까지 이 방에 들어오지 마. 뭐라고 했는데?"
"몰라!!!"
아무래도 이러다 큰 싸움으로 번질까 싶어 밖에서 듣는 엄마도 내심 긴장했다.
"말할 때까진 못 들어와. 뭐라고 했어?"
재차 묻는 누나의 질문에 아이는 머뭇머뭇 조용히 읊조린다.
".... 누나 왜 이렇게 예쁘냐고...."
이건 예상 밖의 답변이다. 갑자기 '훅' 들어온 칭찬에 누나도 당황했는지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조용히 동생의 출입을 허했다.
"그럼 들어와"
콩트 같은 상황을 듣다 아이 아빠와 나는 빵 터져버렸다. 네 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런 달콤한 말이라니... 그리고 그런 말에 날카로운 가시를 접고 부드러워진 누나의 태도라니...
온 세상을 뒤덮은 코로나로 마음에 뾰족뾰족 날을 세우며 살아가는 엄마에게 아이가 이야기한다. 세상을 이기는 지혜는 강한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이라는 것을. 함께 손가락질하고 소리지르기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협상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이다.
진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상법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방이 꼴도 보기 싫을지라도 그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신은 언제나 협상에서 가장 덜 중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상대방이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