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씩해 보실래요?

by 이상현

#1 휴씩해 보실래요?


휴씩해 보실래요? 에그 오타가 난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오타가 아니고 ‘휴씩’을 말하는 거예요. 휴식 말고 휴씩.


휴씩이 뭔데요. 휴씩은 ‘휴~ 씨익’ 하는 거예요. 제대로 휴식하려면 휴씩하는 습관을 권해드려요. 웬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그래요. 그러면 제가 조금 ‘휴씩’에 대해 풀어볼게요. 들어보실래요.


‘휴’하고 숨을 내쉬어 보세요. 휴(休)라는 문자가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쉬는 모습에서 나왔다고 하지요. 쉬려면 기댈 나무라도 있어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 ‘휴’하고 소리만 내어도 몸은 이완이 되지요. 그런데 몸에 힘 빼려면 어디에 힘 빼야 하는지 아세요?


바로 어깨에요. 어깨에 힘 들어갔다고 말하지요. 어깨에 힘 들어간 사람은 뭔가 편안해 보이지 않아요. 자기 힘을 과시하기 위해 어깨에 힘이 꽉 들어가 있는 사람도 있고, 긴장되어서 어깨에 자기도 모르게 힘 들어간 경우도 있지요.


살면서 내려놓을 것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올라간 어깨를 내려놓는 것에요.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을 내려놓고 여러 이야기를 합니다. 맞아요. 그것이 중요하지요. 하지만, 이런 어려운 것 내려놓기에 앞서 일단 몸부터 내려놓으세요. 어깨부터 조금 힘 빼고 내려놓으면 혹시 알아요. 몸이 편해지며 머릿속에 꽉 찬 생각도 내려놓아 질지.


어깨에 힘이 빠지면 몸이 편해져요. 그럼 어떻게 어깨에 힘을 빼지요? 뭐 간단하지요. 그냥 어깨를 조금만 힘 빼고 몇 mm라도 내려놓아 보세요. 어깨를 조금 내려놓으면 이전에 자신이 얼마나 어깨를 올리고 긴장하며 살고 있었는지 알게 돼요.


‘휴’ 숨을 내쉬며 어깨를 내려놓으세요.


알았어요. ‘휴’는 그렇다 치고, ‘휴씩’의 ‘씩’은 뭐에요? 씩은 ‘씩’ 미소짓는 거에요. ‘씨익’이라고도 하지요. 씩과 씨익 모두 표준어이니 둘 다 맞아요.


혹시 어깨를 내려놓다 보니 어깨가 축 처져서 기운 없어지지는 않나요? 축 처진 어깨를 갖는 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니지요. 축 처진 어깨와 편안히 내려놓은 어깨의 차이는 딱 한 가지에요. 몸 전체가 처진 어깨처럼 구부정해지고 고개도 푹 숙이고 있다면 그것은 축 처진 어깨의 의욕 없는 모습일 거예요.


언젠가 명상을 배우러 처음 간 곳에서 제 앞에 있던 분의 자세를 보고 무척 부러웠던 적이 있어요. 저는 조금 앉아 있는 데도 좀이 쑤셔 자세를 뒤척거리는데 그분은 등을 쭉 편 상태에서 흔들림 없이 앉아 있더군요.


등을 쭉 펴라고 하면 힘부터 들어가요. 그렇게 힘 들어간 자세는 별로 오래가지 못하지요. 그냥 엉치뼈 정도만 똑바로 세운다 여기면 자세는 똑바로 힘들이지 않고 몸이 똑바르게 서요. 엉치뼈라 하니 어딘지 모르겠다고요? 그럼, 꼬리뼈는 알지요. 물론 인간에게 꼬리가 없으니 흔적만 남아있지만, 꼬리뼈가 어디인지 모두 잘 알잖아요. 그 위 삼각형 뼈가 엉치뼈에요. 허리뼈 아래 부위지요.


지금 앉아 있는 자세에서 자신의 엉치뼈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보세요. 엉치뼈가 비스듬히 뒤로 눕혀 있거나, 아니면 너무 과하게 앞으로 숙이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자세를 조금 바로잡아 보세요. 엉치뼈가 제대로 서 있다면 그 위에 있는 허리뼈도 거기에 맞추어 바로 서고, 고개도 바르게 될 것이에요. 엉치뼈 위에 몸 전체가 바르게 올려 앉힌 느낌이 든다면 힘이 들어가지 않고도 바른 자세가 될 거예요.


이제 자세도 제대로 갖추었으니 자신 있게 씨익 웃어보세요. 호흡을 들이쉬면서 씨익 미소 짓는 것이지요. 다른 호흡법에서는 숨을 내쉬면서 미소를 짓는 방식도 자주 이야기되지요. 예를 들면 틱낫한 스님의 책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에는 숨을 들이쉬며 마음에는 평화, 숨을 내쉬며 얼굴에는 미소를 띠라고 하지요. 좋은 방식이에요. 그런데 씨익 웃는 미소는 숨을 들이쉬면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하, 허허, 호호, 흐흐, 히히’처럼 숨을 내쉬는 웃음 호흡에 관해 이야기 나눠 보지요. 오늘은 소리 내지 않고 눈매와 입매가 가까워지는 씨익 미소를 다루어 볼게요.


‘씩’하고 숨을 들이쉬며, 자세를 잡고 ‘씨익’ 미소 지어 보는 것이지요.


일단 숨을 서너 번 ‘휴~’ 내쉬며 어깨에 힘 빼고 내려 놓아보세요. 몸의 긴장이 충분히 풀렸으면 숨을 서너 번 ‘씨익’ 들이쉬면서 엉치뼈를 세워 허리를 펴고 ‘씨익’ 웃으면 왠지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어요. 내쉬고 들이쉬고 좀 자연스러워졌으면 내쉬면서 ‘휴~’ 들이쉬면서 ‘씨익’을 이어서 해도 좋고요.


그렇게 ‘휴씩’을 하니 어깨는 내려지고 입매는 올라가네요. 맞아요. 그렇게 내릴 것 내리고 올릴 것 올리면서 제대로 쉬어 보세요. 휴식하려면 가끔 ‘휴씩’ 해보는 것도 괜찮아요.


이런 말 같지도 않은 글 끝까지 읽느라 어깨가 무거워지고 양미간 찡그려졌다면, 인제 그만 눈 감고 ‘휴씩’을 취해 보세요.


‘휴~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