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생각을 해방하라
“생각을 해방하라!”
아니 뭘 해방하라고요? 가택 연금되어 있는 아웅산 수치 여사를 해방하라는 구호도 아니고 뭐를 해방하라는 거예요? 생각이라니요. 생각이 어디에 있는데요? 생각은 원래 머릿속에 있잖아요. 머릿속에 잘 있는 녀석을 왜 내보내라 하는 거예요. 보이지도 않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내보내면 뭐 달라지는 게 있나요?
맞아요.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더 문제예요. 보이면 실체라도 정확히 알 수 있을 텐데, 보이지도 않고 무게도 없는 것이 머릿속에 있으면 이 녀석이 꽤 무게가 나가지요. 머리가 무거워지고 이마가 뜨거워질 때 우리 머릿속에는 생각이 꽉 차 있습니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머리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머릿속 생각은 지끈지끈 두통거리이지만, 반면에 머리 밖으로 나온 생각은 신선한 아이디어 거리가 될 수 있지요. 생각으로 무거워진 머리를 가볍게 만들려면 생각을 머릿속에서 나오게 하세요.
머릿속 생각을 어떻게 꺼내요? 그 녀석이 원래 머릿속에 있는 것을 좋아하니 그냥 스스로 잘 나오지는 않지요. 그러니 손을 이용해야지요. 머릿속 생각을 손끝에 전달하면 그 생각은 글자로 그림으로 모양을 드러냅니다. 비로소 생각이 보이게 되지요. 종이를 꺼내 끄적거리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든, 머릿속 생각이 밖으로 나오면 무거웠던 머리가 그만큼 가벼워집니다. 뿌옇든 머리가 맑아집니다. 뜨거웠던 머리가 시원해집니다.
손을 이용하여 그림이나 글로 생각을 끄집어내는 것이 싫다면 혀로 꺼낼 수도 있지요. 무형 에너지인 생각이 소리 파동인 말로 바뀌면서 조금 더 뚜렷하게 변합니다. 물론 소리 파동은 시간이 지나면 남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머릿속에 가두어 놓는 것보다는 낫지요. 그래서 친구들과 만나 수다라도 떨면 그동안 머리를 지근지근하게 했던 고민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집니다.
글이나 그림처럼 명료하게 남지 않지만, 머릿속에 놓아두는 것보다는 소리 파동으로 내보내는 것이 나을 거에요. 그렇게라도 내보내세요. 머리 밖으로 내보내세요.
생각은 실체가 없지만, 어디에서 에너지가 생기는지 쉬지 않고 움직이며 머릿속을 들쑤셔 놓습니다. 머리 이곳저곳을 쿵쾅쿵쾅 돌아다니며 두통거리가 되지요.
생각은 보이지 않고 뿌옇기 때문에 잡을 수 없지요. 머릿속 생각은 그렇게 뿌옇습니다. 보이지 않으니 실체를 알기 어렵지요. 하지만 머릿속에서 밖으로 나온 생각은 남과 나눌 수 있도록 모양을 갖춥니다.
생각이 많지요. 머릿속에 갇혀 있던 그 많은 생각은 내 몸이 사라질 때 어디로 갈까요? 제 몸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지겠지요. 그러니 뭐 아깝다고 머릿속에 모셔 두나요. 이 세상에 살아 존재할 때 남김없이 내보내세요. 몸과 함께 그냥 사라지게 하지 말고.
가두어 있던 생각을 문 열어주고 나가게 하세요. 생각이 머릿속 한구석에 박혀 맴도는 것보다 세상에 나가면 어떤 역할이 있겠지요. 그러니 놓아주세요.
생각을 해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