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몸과 평화를 맺는다면
당신의 몸과 평화를 맺으셨습니까? 당신의 몸에 미소를 보내 본 적이 있나요? 지금 찡그리고 있다면 우선 자신의 몸에 미소를 보내 보세요. 세상과 평화를 맺기 전에 곁에 있는 이와 평화를 맺기 전에 자신의 몸과 평화를 맺어 보세요.
나의 몸은 내가 지금 자리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태어나기 전에 제 몸에 제가 있지 않았지요. 죽은 후에는 제 몸에 제가 있지 않겠지요.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의 제가 어디에 있는지, 아니 있기는 하는 건지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 중에 확실히 아는 이 없겠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 하나 있지요. 그것은 제가 지금 자리하고 있는 공간이 제 몸이라는 것입니다.
그 몸과 평화로운 관계이신가요? 우리는 평화라면 대단히 큰 개념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평화하면 세계 평화라는 말부터 떠오르지 않나요? 세계 평화에 앞서, 곁에 있는 이와 평화에 앞서, 내 몸과 평화를 맺어 보세요. 그 평화를 온전히 느껴보세요.
어떻게 내 몸과 평화를 맺을까요? 우선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평안히 숨을 쉬어볼까요? 천천히 숨을 내쉬고 들이쉬면서 조금 마음이 차분해지면, 오른손을 들어 머리에 얹어보세요. 그리고 들이쉬면서 손과 머리의 감각을 느껴보세요. '평화'를 생각하며 손과 머리의 관계를 느껴보세요. 따뜻하시나요. 머리카락이 느껴지나요. 머리 살갗이나 뼈의 딱딱함이 느껴지나요.
이제 숨을 내쉬면서 '미소'를 손이 닿아있는 머리 그곳에 보내 보세요. 평온히 미소 지어보세요.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의 신체에 미소 지어 본 적이 없을지 모릅니다. 예쁜 여인에게 미소 보내고, 귀여운 아이에게 미소 보내고, 집을 나서며 가족에게 미소 보내고, 심지어 집에 돌아온 자신을 꼬리 치며 반기는 강아지에게 미소 보낸 적이 있지만, 자신의 몸에 미소를 보내 본 적이 없을지 모릅니다. '너에게 한 번도 미소 지은 적이 없구나.' 약간은 미안한 감이 있지만, 괜찮아요. 이제부터 자주 미소를 보내면 되지요. 내 몸에게.
숨을 천천히 세 번 정도 쉬어 볼까요. 숨을 들이쉬면서 '평화'를, 숨을 내쉬면서 '미소'를 떠올리며 숨을 쉬어보세요.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라는 책을 쓰신 틱낫한 스님은 미소 명상을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에는 평화'를, 숨을 내쉬면서 '얼굴에는 미소'를 말씀하시지요. 지금 하고 있는 이 명상도 틱낫한 스님의 미소 명상에서 기본을 배운 것이지요.
숨을 서너 번 쉬며 머리와 평화롭게 미소 지었다면, 이제 자신의 얼굴에 손을 대보세요. 우선 뺨에 천천히 손을 대 보세요. 그리고 숨을 들이쉬면서 평화롭게 느껴보세요.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나요. 아니면 의외로 차갑던가요. 피부가 매끈한가요.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거칠어졌나요.
충분히 숨을 들이쉬면서 피부를 느꼈다면, 이제 숨을 내쉬면서 그 뺨에 미소를 보내보세요. 손과 뺨이 머무르는 곳을 마음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보내보세요. '뺨아, 잘 있었니? 거기에 네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구나.' 뺨과 평화롭게 미소로 인사 나누어 보세요.
얼굴과 인사를 나누었으면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어 볼까요. 숨을 들이쉬면서 '평화' 인사를 나누어 보세요. 그리고 어깨를 느껴 보세요. '그새 뭉쳐있었구나. 내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 놓고 있었구나.' 손으로 어깨를 느껴보세요.
숨을 내쉬면서 미소를 손이 머무는 어깨에 보내 보세요. '네가 지고 있는 짐을 나누어 줄게. 어깨야 조금 편히 쉬렴.' 따뜻한 미소를 어깨도 좋아할 거예요. 어깨가 조금 가벼워졌나요.
이제 손을 가슴에 대어 보세요. 숨을 들이쉬면서 '평화' 인사 나누며 가슴을 느껴보세요. 따뜻한가요. 심장이 뛰는 것도 느껴지나요. 그냥 조용한가요. '참 따뜻하구나. 가슴 너는 참 따뜻하구나.' 자신의 가슴이 따뜻함을 느껴보세요.
숨을 내쉬면서 따뜻한 가슴에 미소를 지어 보세요. 어쩌면 가슴과 미소 보내기도 처음이겠지만, 좀 더 편안히 미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마음과 인사 나누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지요. 가슴은 그렇게 거기에 있었는데, 이제야 가슴과 미소 지으며 평화롭게 지내네요.
이제 손을 배에 대어 볼까요. 숨을 들이쉬고 '평화롭게 자신의 손을 배에 대어 보세요. 우선 배꼽 부분 어딘가에 손을 대어 볼까요. 내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와 연결되었던 탯줄이 있던 자리, 그곳 배꼽에 손을 얹어 보세요. '배꼽 너는 거기에 있었구나.'
숨을 내쉬면서 손이 닿고 있는 배꼽에 미소를 보내세요. 배꼽으로 연결되었던 어머니에게도 미소가 전달될지 모르지요. 배꼽으로 연결되었던 세상에 미소가 전달될 수도 있을까요. 아니 그저 내 몸 가운데 있는 배꼽에 미소를 보내도 충분해요.
이제 다음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평화'와 '미소'를 몸의 다른 곳에 보내 보세요. 무릎에도 손이 머물고 발에도 손이 머물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맺으세요. 미소를 보내면서. 오래 앉아 있었더니 무릎과 발이 저리거나 통증이 올 수도 있겠군요. 그 아픈 부위를 손으로 어루만져 보세요.
오른손으로 몸의 이곳저곳을 어루만졌다면, 이제 왼손으로도 해보세요. 온몸과 손으로 악수하고 손으로 어루만지고 안아주는 경험이 색다른가요. 눈을 감고 오로지 손과 몸의 접촉을 느낀 시간이 어떠셨나요. 따뜻함도 느끼셨을 테고, 간혹 의외로 차가운 부분도 있었을 거예요. 통증이 있어 진작부터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몸의 부위도 있을 거예요. 그렇게 몸 한 곳 한 곳과 미소 지으며 평화롭게 지내세요.
몸은 내가 지금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니까요. 내 몸과 평화롭게 지내지 못하는데, 어찌 곁에 있는 이와 평화롭게 지낼 수 있겠어요. 내 몸과 평화롭게 지내지 못하는데, 어찌 세상과 평화롭게 지낼 수 있겠어요. 다른 이에게 미소를 보내기 전에 자신의 몸에 미소 보내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