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선글라스 벗고 커튼 젖히면

by 이상현

#26 선글라스 벗고 커튼 젖히면


하늘이 뿌여면 기분도 뿌옇게 가라앉지요. 하늘이 맑으면 기분도 왠지 들뜨게 됩니다. 사람의 기분은 이렇게 간사하게 움직입니다. 구름 한 조각 조금 낀 것뿐인데, 미세먼지 한 겹 낀 것뿐인데, 기분도 그에 따라 변해 갑니다.


구름이 살짝 가려 하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미세먼지 회색 선글라스로 하늘이 뿌옇게 보입니다. 하늘은 변화가 없이 그냥 그 자리를 지킵니다. 구름이 왔다 갔다 커튼을 치기도 하고 미세먼지가 회색 선글라스를 사람들에게 건네줄 때가 있을 뿐이지요.


그 구름 커튼이 치워지면, 그 회색 필터 선글라스를 벗어버리면 그곳에 파란 하늘이 그대로 우리를 기다립니다. 본질은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어떤 커튼이 가리어져도 어떤 필터가 잠시 그 빛깔을 바꾸어도 본질은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그 커튼이 하늘인 줄 여겼던 적 얼마나 자주 있었나요. 회색 선글라스 눈앞에 끼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그 빛깔을 회색이라 단정 지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요.


구름 커튼이 하늘을 가리는 날씨도 있고, 미세먼지 회색 선글라스를 쓰도록 만드는 계절도 있습니다. 본질은 그 커튼 젖혀야 눈앞에 나타나고, 원래 빛깔은 끼고 있는 선글라스 벗고 맨눈으로 봐야 제대로 보이지요.


미세먼지 회색 선글라스도 벗어버리고 구름 커튼도 걷고서 하늘을 봅니다. 눈으로 보는데 계속 뿌연 것들이 막아선다면, 에이 눈을 감고 하늘을 보지요. 거기에 파란 하늘은 항상 그대로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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