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철쭉에겐 비밀이에요.
근데 철쭉에겐 비밀이에요. 철쭉도 활짝 핀 모습이 화려하고 멋지지만,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의 수채화 같은 색감이 제 마음에 더 끌려요. 진달래를 더 좋아한다고 철쭉에게는 말하지 마세요.
문수산을 다녀왔습니다. 강화대교 건너기 전 김포 끝자락에 있는 산이지요. 나지막한 산이라 그냥 동네 뒷산 간다 생각하고 별 기대하지 않고 간 곳인데, 올라가는 길에 진달래꽃이 반깁니다. 이곳저곳 진달래가 많이 피었지만, 다음 주쯤이면 진달래꽃에 파묻혀 진달래에 취한 산행을 할 것 같아요.
여러 산길이 있는데, 오늘 올라간 1코스 우측 길은 문수산성 따라 강과 바다를 보며 산행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확 트여 강화대교 주위 굽이진 물길과 서해, 그리고 북녘땅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가슴이 뻥 뚫립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는데 마침 새가 날아갑니다. 찍고 보니 흐린 배경과 묘한 조화를 이루어 동양화 같은 사진 한 장 얻었습니다.
비 예보에 우중 산행을 기대(?)했지만, 약간 내리다 말다 하던 비가 하산 후 차에 오르니 본격적으로 퍼부어 우중 산행이 아니라 우전 산행이 되었습니다. 이번 봄비로 나무는 더욱 연녹색을 띠며 살아나고, 진달래는 그에 맞춰 연분홍빛으로 산을 수놓겠지요.
다음 주말도 비 소식이 있던데, 진달래 흐드러지게 피어 덮인 산길 걷고 싶어 다시 오고 싶습니다. 그때는 우중 산행이 될까요. 철쭉 몰래 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