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소함

by 이상현

#62 소함

소리가 들리나요? 자신의 숨소리를 들을 때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고대 인도인들은 그 숨소리를 ‘소함’으로 들었나 봅니다. 들이마시면서 ‘소’ 내쉬면서 ‘함’


숨을 들이쉴 때 ‘소’보다는 ‘스’ 소리에 가깝고, 내쉴 때는 ‘함’보다는 ‘험이나 ‘흠’이라는 소리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소함도 ‘Soham’이나 ‘Sohum’으로 표기하지요. 소함(soham)을 거꾸로 읽어 함사(hamsa)라고도 합니다. ‘소함’이 호흡의 소리이기 때문에 호흡 만트라라고 하지요.


요가에서 호흡할 때 소함으로 가르치기도 합니다. 소함 명상이라고도 하지요. 눈을 감고 숨소리에 집중하면서 소함을 느끼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우리 말 ‘호흡’이란 단어도 숨 쉬는 소리에서 나온 것 같지요. 내쉬면서 ‘호’하고, 들이쉬면서 ‘흡’하는 소리가 나지요. 같은 숨소리인데 어떤 음을 내느냐에 따라 호흡이 조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호’ 하면서 내뱉으려면 입을 동그랗게 오무려 내쉬게 됩니다. 약간 내쉬는 데 힘이 들어간다고 할까요. 반면에 ‘소함’에서 ‘함’은 코로 내쉬게 됩니다. 조금 천천히 내쉬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조금 애를 덜 쓰게 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소함’은 숨소리에서 나온 말이지만 거기에 뜻이 담겨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so’ ham은 ‘I am He/She/That.’이라는 말입니다. So는 ‘나’이고, Ham은 ‘그’ 혹은 ‘그것’이라는 뜻이지요. 내가 곧 그이다. 나와 그를 하나로 보는 것이지요. 내가 그것이다. 나 자신을 그것에 두었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성경에도 비슷한 문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I am he.’라는 문장은 번역본마다 다양하게 번역되어 있더군요.


불교에서는 불이(不二)라는 말을 사용하지요. 절에 가는 길에 만나는 여러 문들 중 보통 마지막으로 만나는 문이 불이문(不二門)입니다. 둘이 아니다, 나와 그가 둘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소함을 찾아보다 얼마 전 <I am That>이라는 책을 인터넷으로 샀습니다. <I am That>은 20세기 인도의 영적 스승으로 담배가게 성자라 불리는 스리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Sri Nisargadatta Maharaj)의 대담집입니다. 제목이 흥미로워 샀으나 두꺼운 책이라 잘 펼쳐보지 않고 있다가 날씨 맑은 오늘 옥상에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해먹에 누워 책은 몇 장 보지 않고 파란 하늘을 봅니다. ‘소함’을 느껴봅니다.


이렇게 하나로 연결된 것은 대부분의 종교나 도에서 강조하는 것이지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세상은 다르게 보이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뀝니다. 내가 혼자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이와 연결되어 있고, 나무와 연결되어 있고, 새와 연결되어 있고, 나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우칠 때, 현인들은 그것들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고 그것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지요.


소함, 고요히 숨소리를 들으며 나와 그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묵상해 보세요. 밖에서 숨이 들어오고 내 안의 숨을 내쉬면서, 아와 타의 경계가 사라진 상태를 그려보는 것이지요. 내가 세상과 녹아 하나가 되어 있나를 잠시 느껴 보는 것이지요.



매거진의 이전글#61 가파른 우상향 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