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어디까지가 나의 생각이고 어디까지가 사회가 정한 생각인가조차 구분하기도 힘든 때가 많습니다. 내 의지대로 나온 말과 생각인지 아니면 학습된 생각과 말인지 말이지요.
그러면서 한 번도 생각과 말의 발생원인에 대해서 사유를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말 한마디가 소중하다고 관념적으로 이해하고 있기도 하고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감는다는 속담도 배워왔으면서 말이지요. 그렇지만 요즘 같이 빠른 시간의 흐름 앞에선 생각이나 판단이 뒤로 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반복되다 보니 행동의 원인 판단의 근원에 대해서 큰 고민을 많이 안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결핍이라거나 밸런스가 무너졌다거나로 고민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안 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혹은 그렇게 사는 것이 세상을 주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사는 것이고 그렇게 사는 것이 가족과 사회의 보통의 질서에 반하지 않게 살아가는 것처럼 무의식 중에 잠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의 흐름 속에 파묻혀 나를 돌아보지도 못한 채 스스로만 닦달을 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당신은 누군가 불러주어야 당신인 것을 아는 사람입니까? 쉽게 분노하고 바로 확인받고 싶어 하는 모든 것들이 아마 내가 누구인지 몰라서 발생한 것 같습니다. 물론 나 본연의 일부 일수도 있지만 죽어 있는 잠자고 있는 것이 99%나 되기에 그것이 내가 아니다 나는 이런 것이다라고 항변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요. 나의 99%나 되는 것들이 잠자고 있는 상황에서 겨우 1%의 것들이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소외되는 것 같다며 조바심을 내는 꼴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조금만 시간을 갖고 나의 삶의 사이클을 들여보고 이해하려고 하면 나에게 인풋이 되고 아웃풋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슬프고 기쁜 다양한 것을 알아차리는 충만 날이란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길을 걷다 보면 신호등을 마주할 때가 많은 데 어느 날은 도착하자마자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고 또 그런 날은 엘리베이터까지 나를 기다리는 날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소소한 복은 많은 이가 경험하는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날이 더 많습니다. 우리는 참 많은 것에 무관심합니다. 오직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에만 국한해서 감정을 드러내곤 합니다. 그 시선은 어쩌면 내가 머물 시선이 아닐 때도 많은데 말이지요. 그렇지만 나 자신도 잠시 잠깐의 행복에 만족하지 않고 한편으론 정말 한 번쯤은 큰 복으로 받았으면 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기는 합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는데 백윤식 배우와 윤여정 배우가 출연하는 “돈의 맛”이었요. 백윤식 배우가 돈 많은 기업의 사위로 들어가서 돈은 맘대로 쓰는데 반하여 가족관계나 기타 인간이 가져야 할 휴식 등 자기가 자기 의지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깊은 자괴감을 느끼고 자살하는 영화였습니다.
지나 친 것은 없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돈을 꿈도 꾸지 마라 하는 영화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가끔은 나를 돌아 봐주는 시간 그래서 자기 스스로 위안을 주는 삶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