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기운이 완전히 살아지기 직전까지는 알았는데 금세 누구였는지 꿈속의 그 사람들이 기억 속에서 휘발이 된다. 엄청 몰려다녔다는 생각만 있다. 실내인가 하면 어느 사이 들판이 나오고 시끌벅적한 시장통 거리에서 서로 엇갈려 다니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한 듯하다.
방안을 나선 것 같은데 벌써 들판이고 땅은 비에 젖은 듯 장화로 바꾸어 신기도 했다. 재래시장도 나오고 재래시장에 이쁜 아이를 안고 나갔다가 아이가 힘이 들어했는데 집에 돌아와 눕히고 불안정한 모양의 공갈 젖꼭지처럼 생긴 산소호흡기를 아기 입에 넣어주었다. 아이는 곤히 무의식에 빠진 듯했고, 그다음 화면은 주로 사무실 직원들이 나왔다. 은퇴한 직원도 있고 구성이 참 다양했다. 그래서인지 마무리는 색깔별로 코드별로 무언가를 통일시켰다.
자랑하고 싶은 심리가 있는 것일까?
왜냐하면 예전 시골 중학교에 다닐 때에 보면 다 성장하지 못한 새끼 산새를 데리고 와 허공에 던졌다 받았다를 반복한 아이들이 있었고, 어린 집토끼를 손으로 잡고 데리고 나와 자랑하는 아이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아이를 밖에 데리고 나간 것은 그런 자랑하고 싶은 심리 때문이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때의
새끼 산새와 새끼 집토끼가 얼마나 괴로웠으랴!
아마 내가 이쁘장하게 생긴 아이를 품에 안고 시장에 돌아다닌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지 않을까. 지친 아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산소마스크 같은 젖꼭지를 집에 내려놓자마자 끼워 물린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