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3

by 이상훈

우리가 얼마나 어렸을 때였을까.
아버지가 저녁을 준비해 주었던 기억으로 보면, 그날은 누님이 집에 없었던 것 같다. 밥을 해본 적이 많지 않았던 아버지였는지, 밥의 양이 부족했다.


여름밤, 모깃불을 밝히고 댓 자리 위에 앉아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던 아버지 곁에서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웃집 아저씨가 집에서 밥을 가져다주었다는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엄마가 집에 없어 생긴 일이었다는 이야기는 또렷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때는 내가 유난히 밥을 많이 먹던 시절이었을까! 아니면 아버지가 아이들의 밥 양을 몰랐던 걸까!

밥 하기가 싫었던 아버지가 아침에 해 둔 밥을 여러 가족이 나눠 먹다 보니 생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야기는 배고픔이 서러운 기억으로도, 옆집에 밥을 빌려 먹을 만큼 가난했다는 슬픈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내 감정은 그 어느 쪽에도 가깝지 않다.

다만 나에게 그런 기억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즐겁지는 않다.
나의 부족함을 주변에 알렸다는 기억 하나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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