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by 이상훈

나는 가끔 나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믿는 것이 있기는 한가.
이 삶에는 방향이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그저 흘러온 것인가.

나는 ‘올바름’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그 올바름이 내 신념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시선에서 빌려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공정해 보이기 위해
착해 보이기 위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얼마나 자주 내 마음과 다른 선택을 말해왔을까.

나는 정의로운 사람인가,
아니면 정의로운 척하는 사람인가.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침묵한 말들과
분란을 피하기 위해 삼킨 감정들과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포기한 진심들 속에서
나는 점점 얇아졌다.

사람들은 나를 두고
“이해심이 있다”, “온건하다”, “공정하다”고 말하지만
그 말들이 사실은
내가 스스로를 지워온 흔적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철학이 없다 말하지만
실은 너무 많은 기준 속에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나도 내 것이 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질문한다.
남이 힘들지 않으면 되는 삶이 정말 옳은 삶인가.
내가 불편해지는 선택이 늘 도덕적인 선택인가.
침묵은 언제 미덕이고, 언제 비겁인가.

나는 정의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갈등을 두려워하는가.

나는 가끔
올바른 인간이 되고 싶은 건지,
편안한 인간이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상처 주지 않는 인간으로 남고 싶은 건지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의심한다.
철학 없는 사람인 척 철학하는 나를,
아무 기준 없는 사람인 척 기준에 묶여 사는 나를,
자유로운 척 조심스럽게만 움직이는 나를.

그리고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나는 위선자인가,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접어온 사람인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그리고 그 둘 사이 어딘가가
내가 평생 머물러 온 자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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