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이해해 보는 것

by 이상훈

미세먼지를 벗은 높은 하늘이다.
언제 또 이렇게 높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으랴!
오늘 아침 볼에 와 닿는 공기는 적당히 서늘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온 몸의 세포가 살짝 긴장할 정도의 상쾌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상쾌함이 도를 넘었는지 어느 사이 마음의 상태는 약간 찡한 슬픔이 가슴 아래에 매달려 있는 듯하다.

푸른 물 같은 하늘에 간혹 보이는 구름은 파마산 치즈가루를 뿌려놓은 듯하며
시각적으로 내 마음에 들어차는 것들이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

상쾌함을 지나 밀려들어온 슬픔을 간직한 채 표정은 온화하게 말투는 부드럽게
몸 밖으로는 미세한 슬픈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부단히 애를 쓴다.
지금 상태가 나쁘지 않다.
이런 기운이 아무런 느낌 없는 지루한 것보단 훨씬 내 마음 같아 좋다.

어쩌다 내 마음과 다른 표현이 내 몸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하지만 다시 거두어들일 생각도 없다.
그것도 내 안의 어느 부분일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나를 나답게 나 일수 있도록 그것이 방향성을 일정하게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은 하고 싶다.

내 차선에 또 다른 차가 끼어든다. 아무런 방향 표시도 없이 두 차선이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서로가 경쟁하듯 앞 범퍼를 들이밀기도 한다. 저 아이는 무슨 정신으로 그걸 못 참고 저리 들이미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살짝 애틋하기도 했던 평온한 감정이 엇박자를 낸다.
마냥 편치만은 않은 일이나 다른 날 보다 일찍 그런 감정의 불편을 밀어냈다.

사무실에 도착해 오늘 할 일을 대충 헤아려 본다.
어제저녁 올라온 서류에 결재를 하고 오후 스케줄을 점검해 본다. 여유를 갖을 마음 상태가 된 듯 하다.
잠시 1층에 있는 카페에 내려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신다.
갑자기 어제 회사 내에서 발생한 정보들이 들어오지만 마음 한편으로 밀어 놓는다.

누가 나의 감정선에 들어오더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다스리도록 하고 싶다.
감정에도 선이 있고 그늘이 있음에...
#감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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