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세균 무익하기만 할까.

by 이상훈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메르스나 사스 등으로 선행학습을 한 덕인지 새로운 종에 대한 대처 능력도 준수하다.


얼마 전 며칠째 잠을 못 이루는 통에 내 몸은 항상 천근만근 같았다. 거기다가 이틀에 한번 꼴로 알코올을 섭취하니 상황은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밤이었던가!

새벽 1시 반에 눈이 떠져 1시간 이상 뒤척이다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자면서도 입술 주위에 불쾌한 느낌이 든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어 아침에 눈을 뜨면 약을 발라야겠다 했는데 아침에 보니 손을 쓰기엔 벌써 늦어 버렸다. 벌써 두툼하게 물집처럼 잡혀 있는 것이 보인다. 최근 한 달간 벌써 두 번째다.

대체 내 몸엔 몇 마리의 세균 덩어리가 사는 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통 나 정도의 키와 몸무게를 가진 사람이 보유한 세균수는 39조 정도다. 인간의 세포수 30조 단위라고 볼 때 1.3:1 비율로 존재한단다.

그동안에는 1리터 부피에 100조 단위의 세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리터 부피는 대략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의 부피가 1리터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종류도 참 다양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장에 4000여 종을 비롯해 음식물을 씹는 이에는 1300여 종, 볼 안쪽 피부에는 800종 등 입안에서만 5000종이 기생하고 있다. 여성의 질에도 300종의 미생물이 발견됐다고 한다. 여성의 질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의 경우 임신 전후로 미생물의 종류가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이런 연구가 사실이라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와 정상분만으로 태아난 신생아의 면역기능 또는 소화기능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특별한 미생물이 없을 경우 신생아는 모유를 소화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일부 미생물이 위장에서 젖을 소화하는 효소를 분비하기 때문이다.

예전 신문(한겨레 2012-08-10)을 살펴보니 “미국 아이다호 대학의 과학자들은 모유 속에서 무려 600종의 세균과 함께 아기는 전혀 소화시키지 못하는 올리고당이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보도하고 이 당분은 바로 세균을 먹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유는 아기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세균도 먹여 살리는 것이다.”라고 전한다.

연구자료에 의할 경우 내 몸무게 중 2킬로그램 이상은 세균이다. 또 다른 연구를 보면 의학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의 변을 대장 환자에게 치료를 목적으로 삽입하는 내용도 있다.

피곤하면 입술 주위에 나타난 바이러스에 의한 물집.
대장에나 좀 유익균이 풍성할 것이지 필요하지 않은 부분엔 나의 바람과 다르게 악성 세균이 법석을 떤다.

잠을 잘 자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오늘도 퇴근이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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