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쟁사 내부 사항을.
잘 몰라도 된다.
1️⃣ 경쟁사 내부상황을.
“피터님, 우리 기술이 외부에 유출되면 저희가 그동안 10년 동안 만들면서 제 인생을 투자한거라, 저희 사업의 해자와 기반이 사라지는거와 같아요. 그래서 고객 미팅이나, 파트너십에 대해서 저희는 많은 고민이 되어요. 한국에서 사업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당연히 공감한다. 기술 기반 창업이면, 너무나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한국에 있는 경쟁사라면 비슷한 로직으로 경직되어 있을수 있다.
경쟁사 내부상황 그리고 우리 기술 노출에 대해 세심하게 인지하고 있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핵심은 경쟁사가 더 잘하고 있어서 망하는거라면 이미 승세가 기울었다는 것이다.
우리를 믿고 수 년간 써줬던 고객이 경쟁사의 신기술에 넘어간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틀렸다.
기술과 오픈소스의 홍수에서 우리 팀의 신기술은 우리팀과 대표를 이미 믿기로 확신한 고객이 돌아가서 팀을 설득할때 쓰이는 명분이지, 구매하는 유일한 이유가 아니다. 어쩌면 아예 고려대상도 아닌 것에 더 가깝다. 고객은 너가 그냥 좋은거다.
글을 읽는 당신은 신기술 때문에 아이폰을 쓰나?
우리는 아이폰 6에 핫팻 달고 겨울에 쓰던 사람들이다.
갤럭시에 IP68 방수등급이 있고 아이폰 IPX7 방수등급이라서 삼성을 쓰나? 난 IP10000 이어도 핸드폰들고 물에 어차피 안들어간다.
애플워치 울트라에 49mm 항공우주 등급의 티타늄이 에 있어서 120만원짜리 디지털 시계를 사나? 울트라는 예쁜 디자인과 애플 감성 때문에, 그리고 카톡 알람 크게 보려고 사는거다. (카톡 알람 크게 보이게 하는게 애플의 기술력이라면 할말 없다)
우리는 고객이 기술 때문에 사는걸 원하는게 아니라,
나 때문에, 우리 스토리 때문에 먼저 구매하기를 원한다.
경쟁사 내부상황을 알 필요가 없다는건,
우리 매출이 10X, 100X 안나오는 이유가 경쟁사가 더 잘 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우리다움, 우리 서비스만의 극강의 치우침이 없기 때문이기에,
우리 본질에 더 집중하라는 뜻이다.
2️⃣ 경쟁사의 다음 전략을.
경쟁사의 다음 전략. 알 필요가 없다. OpenAI가 AI 동향을 미리 파악해서 그 흐름을 타고 확장한 케이스일까? 아니다. OpenAi가 Ai시대를, Ai 트렌드를 만들어낸거다. 기존 기술을 가져다, 챗봇 형태로 퍼포먼스를 최적화하고 사용하기 쉬운 UIUX를 얹혀낸게 핵심이었다.
창업이란 creation이다. 아이디어를, 제품을, 전략을 시시때때로 창작하는 행위이다. Original한 전략이, 색다른 제품의 방향성이 팀 자체적으로 도출되어야 하는게 먼저다.
여기서 ‘프로덕트의 오리지널리티’를 ‘너무나 획기적인 그래서 전에 없던 무언가’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고객과 끊임없이 얘기를 하다보면, 전에 없던 신기능들이 도출되며 오리지널리티가 생기겠지만, 다른 한쪽의 논리에선 무언가 새롭게 만드는게 아니라, 같은 개념, 같은 기술인데도, 이를 색다른 시장에 또는 색다른 방식으로 구현하거나, 새로운 전략으로 퍼뜨리는게 그러니까 Distribution의 오리지널리티도 나는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경쟁사의 다음 전략을 구현하려 하는건 당장 눈에 보이는게 다라고 생각하는 행동이다. 또한 우리 전략을 들키는것에 대해 두려운건, 다음 두-세 스텝을 볼 자신이 없어서인거다. 혁신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없다는거다. 시장도, 경쟁사도 우리를 예측할수 있으면 그건 이미 진거다.
3️⃣ 투자자의 투자 기준을.
우리가 진정 잘 성장하고 있다면, 투자자의 투자 기준을 몰라도 된다. 투자자들의 투자기준은 특히 분야, 기업 평가, 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더더욱 시시때때로 바뀐다. 그나마 기술적으로 우리에게 조언해줄수 있는 투자자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많으리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Trailing 지표이다. 잘되고 있는 분야라서, 지금 이런 기업들이 잘되고 있으니까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미리 선구안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이는 나를 포함한다. 왜?
투자자의 그다음 투자자도 투자를 해야, 지금 투자자가 돈을 버니까. 즉, 내가 아무리 선구안을 갖고 투자를 하더라도, 다음 투자자에게 설득되지 않으면 그 기업의 주식을 엑싯할수는 없다. 그렇기에 투자를 집행하는 파트너는 다음 투자자들, 그러니까 시장에서 납득될만한 팀과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 내가 만나는 투자자의 투자 기준과 동향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려 한다는건 허상 위에 건물을 짓는 행위와 똑같다. 전략적으로 내 창업 아이템을 투자자마다 다르게 핏칭하는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그러나 우리 사업의 철학과 근간이 근본없는 투자자들의 의견에 휘둘려선 안된다. 투자자는 수단이다. 우리 목표는 자금 수혈을 통한 시장 개척이며 독보적인 매출 확보이다.
4️⃣ 전문 분야 지식을.
나는 기업 경력이 하나 없는 대학생 창업가들이 B2B SaaS를 전세계 어디서든 제일 잘 만들수 있다고 믿는 투자자이다. Ai 분야에서 현재 20대 Drop-out들이 미국 창업 생태계를 뒤 흔들고 있다는건 독자들도 잘 인지하고 있으리라. B2B SaaS는 영업하는 Process와 톤&매너를 습득하기만 하면 기업의 구매절차를 밟아 핏칭하고 계약 클로징할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체계화 되어 있는 아주 맘 따뜻해지는 분야이다. 영업기술과 창업기술을 학습해서 성공시킬수 있는 모델인거다. 참고로, 학습은 젊을 때 더 잘 된다.
제대로된 창업은 배우면서 돈을 버는 구조여야 하기 때문에(컨설팅, SI를 하며 궁극적으로 SaaS화), 전문분야 지식은 고객들로부터 흘러들어온다. 따라서,
제대로된 고객 인터뷰를 안하는 창업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자비란 없어야 한다. 고객 인터뷰를 안한다면, 다음 고객을 만날 기회를 얻어선 안되고, 영업을 시도해서도 안되고, 심지어 투자유치도 받아선 안된다. 그리고 시장수요도 이에 맞춰 매우 철저하고 솔직하게 반응해주게 되어 있다.
Outsome 뱃치에서 고객 인터뷰를 하며 매일 ‘따귀 맞고’ 돌아와 우는 파운더들은, 반드시 그 다음달 지표가 두자리수 퍼센티지 이상으로 성장해있다. 본인들은 이게 대단한건지 모른다. 당연히. 따귀 맞아서 데리고온 고객이니까 자기들 끼리 놀랄것도 없다. 너무나 현실인거다. 근데 이걸 1년, 2년 꾸준히 하는 팀들이 너무나 크게 갈린다. 그때도 이 창업자는 자기가 그리 대단한지 모른다. ‘아니 10년 밤새서 공부했는데 인서울 당연히 가는거지..” 이게 놀랄일인가?
창업은
다운사이드가 아닌 업사이드로,
우리의 성과와 가치로,
오늘 하루의 미친 실행으로 압도하는 게임이다.
전문분야 지식이 있는지, 기술력이 있는지, 자격증이 있는지를 따지는건,
공무원 시험이고,
대기업 취업이고,
석박사 논문과제이다.
이건 창업이 아니다.
그래서 잘 몰라도 된다.
____
· 사진은 Y-Ventures 행사에서 젊은 창업가들과.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VC가 되는 커리어 트랙 3가지(비금융권, 비SKY) - https://lnkd.in/gqJt-hz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