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쓰는 파운더들을 위한 팁 3가지.
습성대로 하다 망하는구나. 브런치에 글쓰는 파운더들을 위한 팁 3가지.
1️⃣ 퀄리티의 하락은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
내가 바라보는 렌즈가 흐려진 상태에선, 딱 그 흐려진 만큼, 나를 스스로 진단하는게 불가능해진다.
종종 1-2여년 전에 내가 올린 Peter Shin's Startup Thoughts 글들을 천천히 읽어보는데 경각심 정도가 아니라 죄송스러워진다. 글이 많이 무뎌지는구나. 왜 그런가? 결과물이란 그것을 창작하는 사람의 A. 정신상태와 B. 그가 현재 집중하는 바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퀄리티는 창작자의 고도의 집중을 오랜기간 요구한다. 또렷하고 선명하지 않으면 수많은 대체제에서 내 상품은, 내 글은 드러나지 않고, 여운을 남기지 못한다. 퀄리티란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한것이며 일관된 것이다.
따라서, 결과물이 흐려지는데에 가장 큰 이유는 창작자가 지금 바라보고 싶은 대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며, 창작과정에서 요구되는 집중도가 수시로 타협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독자들은 밖으로 보여지는 프로덕트와 우리 글들의 퀄리티를 빗대어 파운더의 창업 본질과 자세가 빠르게 흐려지고 있음을 유추해볼수 있다.
아늑한 정신상태로 시간에 묻혀 앉아 글을 쓴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던가.
2️⃣ 환경을 조성해내야 한다. 그게 실력이다.
내 글의 퀄리티가 달라진데에 굳이 독자들에게 핑계를 대자면, 이때는 딸이 태어나지 않았기도 했고, 홀로서기를 하지도 않았다.
‘가정에 한 사람 더해지는거고, 똑같은 일을 하는거지만 이젠 내것 하는 것일 뿐일텐데 뭐..’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척, 지난 5-6개월을 마치 좀비화된 K-직장인처럼 그저 무념무상 살아왔던것 같다. 이제 보니 사실 나는 나 나름의 처절한 격동기, 생존기 같은 것을 겪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YC 내부에서 사용되는 Bookface(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종종 imposter syndrome을 겪는 파운더들 얘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나 역시 YC 모임들에 갈때는 긴장이 2-5배 될 정도로 정말 완벽한 생활을 해내는 파운더들을 만나게 된다. 애아빠인데, XXX억 매출을 만드는 SaaS 파운더. 여기까지만 해도 못버티겠는데, 잘생겼고, 식스팩도 있다. 심지어 성격도 좋다. 물론 상대적인 관점이지만, 이런 부류 파운더들 99%가 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데에 마스터들이다. 몇시에 자는지, 뭘 먹는지, 얼마나 운동하는지, 심리적으로는 어떤 상태인지, 외부 네트워킹은 얼마나 하고 있는지 등, 철저하게 자기 내외부 환경을 트랙킹하고 일일 단위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낸다. 그렇게 매일 반복에 반복을 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결과물의 퀄리티를 mm 단위로 끈질기게 올려낸다. 그렇게 1-2년 뒤에 만나면, 그 주변 모든게 레벨업 되어 있다.
3️⃣ Why를 망각하면 순식간에 망한다.
한때는 글 하나에 5-6시간을 쏟곤 했다.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고 공유해주고, 좋아해주는것만으로도 과분했고, 충분한 동기부여였다고 믿었다. 그렇게 매일 하다보니, 그 덕에 내가 왜 그동안 글을 쓴건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인지, 내가 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하는지 매우 구체적인 내 Why 청사진이 나왔더랬다.
파운더에게 특히 글쓰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창업의 Why를 강화할수 있기 때문이 가장 크다. Why가 없어진 파운더는 진정한 의미에서 파운더가 아니다. 당신이 이 문제를 풀어야하는 Why가 없다면, 고객에겐 더더욱 그 Why가 없다.
매일 수 만개의 스타트업이 탄생하며, Ai로 인해 앞으로 최소 10배 이상의 스타트업이 생긴다고들 한다. 고만고만한 프로덕트들 수만개와 태생부터 경쟁하는 파운더에게 앞으로는 더더욱 Why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투자자의 본질은, 컨슈머의 본질은 Why를 묻는것이다. 너 이거 왜 만들었어?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결론.
맞다. Why가 없다면, Why를 발견하기 위해 때로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도 되겠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Why를 찾아놓고는 이내 그 Why에 식상해 하면 안된다. 당신이 어렵사리 찾은 그 Why는 빙산의 일각이다. 거기엔 풀어야할 이야깃거리가 그득그득하게 숨겨져 있다. Steve Jobs는 ‘제품의 완벽성’이라는 Why를 찾아 기어코 애플을 만들어냈다.
Why를 찾은 다음에는 철저한 훈련이다. 처절한 집중이다.
이 환경 조성과 Why를 다잡는 훈련은 혼자서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파운더들에게 늘 함께할 훈련의 장을 권한다.
� [공지] Founder Sprint 3기 모집
이번 Founder Sprint 3기는 올해 10월, 미국 현지에 함께 갈 수 있는 마지막 배치입니다. 게다가 현역 YC 파운더들이 대거 멘토로 참여하는 첫 번째 배치이기도 합니다.
관심 있다면 댓글이나 DM으로 “�� 미국”이라고 남겨주세요.
직접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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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Dolores Park,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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