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는 더 이상 돈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SAFE 이후, 이번엔 Series A가 뒤집힌다.

by Peter Shin

Dalton CaldwellY Combinator를 떠나 Paul Buchheit과 함께 지난 5월부터 Series A 전문 VC, Standard Capital을 만든다. 그의 최신 행보를 보면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고 유명한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어떻게 벤처를 접근하는지 그 단면을 볼 수 있다.


바로 몇일 전 Dalton이 모든 Series A 표준 문서(텀시트, 주식매매계약, 투자자권리협약, 사이드레터 등)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는데, SAFE를 만든 YC처럼, 이제는 그렇게 난이도 높다는 Series A에서도 ‘표준화된 비(非)협상 문서’를 통한 빠르고 마찰 없는 투자 프로세스가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난 이러한 스타트업 친화적인 행보를 강력하게 응원하는 바이다. (자료는 댓글 링크에)


1️⃣ 시드투자 뿐만 아니라 이제는 Series A도 스탠다드 문서를 활용할 날이 머지 않았다.

과거 SAFE가 초기 자금조달의 게임체인저였다면, 이제는 프라이싱이 들어가는 Series A 단계에서도 표준화된 조건을 기반으로 투자 협상이 단축될 수 있다. 이번 문서를 보면 6% 비누적 배당, 1배 청산우선권, 광범위한 보호조항(토큰 발행 제한까지 포함), 광범위한 반희석 조항 등 NVCA 기반의 전형적이지만 창업자 친화적인 구조를 담고 있다.


Series A 계약서를 보며 사랑을 느낄줄 누가 알았겠는가?


2️⃣ VC 시장도 바뀐다. 아니 바뀌어야 한다.

얼마 전, 파운더들의 대화에서 들은 얘기가 있다. “이제 똑똑한 파운더들은 자본을 원하지 않는다” 맞다. AI와 저비용 개발 툴 덕분에 스타트업은 더 적은 돈으로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런칭할 수 있다. 과거 평균 유니콘까지 10년 이상 걸리던 것이 이제는 1~2년, 아니 몇 개월로도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VC의 자본 공급 역할만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 결국 투자자는 돈이 아니라 속도와 신뢰, 프레임워크를 제공해야 한다. Dalton이 말하는 frictionless fundraising은 바로 이런 맥락이다.


3️⃣ 투자자는 스타트업을 위해 존재해야 살아남는다.

YC 초창기 모델을 떠올려보면, 폴 그레이엄과 제시카 리빙스턴은 매일 저녁 창업자들을 집으로 불러 밥을 먹이며 이야기를 들어주던 코치이자 조력자였다.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창업자 곁에서 시간을 쓰고, 비전에 감화되어 함께 뛰는 동반자였다. 오늘날 YC는 똑같이 통한다. YC가 주최한 이벤트에 가보면 태반이 공짜인데, 너무 좋은 것들을 준다. YC 마음이 단번에 전달된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에 엑싯하기 위해 투자하는게 아니라, 스타트업을 돕다가 그들의 팀과 비전과 사랑에 빠져 자기 시간과 필요하면 자본으로라도 도와주기 위해, 스타트업이 원해서 투자자로 거듭나는거다. 참고로, YC가 모든 Batch에 투자를 시작하게된 첫번째 Start Fund는 2009년, 러시아 억만장자 출신 엔젤 투자자 Yuri Milner가 후원하면서 였다.


4️⃣ 그래서 YC는 실리콘밸리 내에서 사실 왕따다(였다).

YC가 Continuity 펀드를 할때, 수많은 Series A+ 단계 VC들이 공포에 떨었다는 소문은 헛된게 아니다. YC가 움직이면 스타트업 전체 씬이 움직일 정도니까. 그 당시 Series A 이후 펀드까지 섭렵하련 YC의 시도에, 그외 VC들은 생존의 위협(딜 소싱과 LP 모집)을 느껴야 했다. 다른 VC들과 판 맞춰서 스타트업을 날로(?) 먹어야 하는데 미안하지만 YC는 적어도 태생적으로 그게 아니다. 스타트업을 사랑해서 이들을 돕기위해 시작된 펀드이다.


많은 VC들이 스타트업을 딜로 바라본다면, YC는 철저히 파운더를 위해 존재한다.

이번 Dalton과 Paul의 시도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결론.


SAFE 이후 10년, Series A에서도 또 하나의 투자 표준화 혁신이 시작됐다.

이건 단순히 문서 공개가 아니라, VC라는 산업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 나아가 앞으로 벤처 플레이북에서의 Inflection 포인트의 시작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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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Outsome Founder Sprint 2기 Galoi 의 Stewart Lee 대표님.

Galoi 팀 태양광 패널, 도로, 조선소 등 산업 현장에서 자율로봇 페인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한국 VC보다 미국 엔젤이 더 합리적일까? - https://lnkd.in/gSSJ7u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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