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Oct 17. 2024

스타트업 경력만으로 내가 글로벌 VC가 될 수 있었던

이직시 학력, 경험을 레버러징 하면 안되는 이유.

· 이직시 학력, 경험을 레버러징 하면 안되는 이유.

· 단기적인 관점에서 현 커리어에 매몰되어야 하는 이유.

· 네트워킹하면 안되는 이유.


제목에서 밝혔지만, 나는 흔히들 얘기하는 대기업, 금융권 출신이 아니다. 아이비리그도, SKY도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몸 담은 500글로벌은 FAANG 출신들, 글로벌 Private Equity와 뱅킹 출신 금융인들, MBB 컨설턴트 출신들이 득실득실한 곳이다.


운 좋게도 내게 VC라는 커리어, 500글로벌이라는 직장은 내가 추구하는 미래, 가치, 라이프스타일과 놀라울 정도로 많이 얼라인 되어있는데 여기서 나는 현재 무럭무럭 자라며 나에 대해서 배우고, 결론지었고, 받아드리고, 의도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이렇게도 중요하고 과분한 삶의 축인 현 커리어를 나는 유감스럽게도 전혀 미리 계획한게 아니었고, 여기까지 오는데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허비되기도 했다.


1️⃣ 레버러징 하면 안된다.

흔히들 이직할 때 레버러징을 얘기하는데, 나는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 레버러징은 내가 가진 작은 것을 길고 긴 지렛대에 올려, 실제보다 훨씬 큰, 극딜(?)을 치는 행위를 뜻하는데, 이것이 특별히 주니어 또는 미드 레벨급들에게 가장 위험한 행위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A. 분야내 1인자가 되기 위한 실력과 평판의 총량은 온전히 필드경험에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경험 없이 알수 없고, 탑이 될 수는 없다. 경험상 여기에 별다른 쇼트컷은 없다.


B. 입사는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부풀려진 기대치를 계속 유지하는게 장기적으로 불가능하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대표는 투자자와 고객에게 약속한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을 더 큰 위험이라고 보기 때문에, 보고 된 업무 이상을 해내는 팀원을 더 좋게 본다. 따라서 스타트업 영업과는 반대로 커리어에선 Under Promise, Over Deliver가 훨씬 더 좋은 전략이다.


2️⃣ 이직시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차익거래를 뜻하는 Arbitraging은 이익을 극대화 한다는 점에서 레버러징과 흡사하지만, 내가 훨씬 더 좋아하는 개념이다. 다른 섹터로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내가 가진 스킬과 경험들이 무엇인지, 그것들이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가치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한 뒤, 이것들을 가장 돋보일 환경에 놓는 Arbitraging을 추천한다. Arbitraging은 양쪽에게 속이는 것이 없어 위험이 없다.


커리어 초기 내 경우,

A. 한국어, 영어를 둘 다 네이티브하게 구사할 줄 알고

B. 연구실에서 과학적으로 문제해결을 도출하는 법을 배운점,

C.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하는 디자인 센스가 있다는 점,

D. 발표와 세일즈를 나름 많이 해봤던 것 

등이 가장 돋보일 환경이 어딘가에 대해 자주 고민했었다. 그렇게 한국을 선택했고, 한국 내에서도 매우 작은 스타트업이었지만 농업 ICT 분야 스타트업내 사업개발과 USDA 인증을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시작하며 내 가설을 입증할 수 있었다. 500글로벌 역시도 실리콘벨리 경험이라는 실존하는 강점을 Arbitraging한 경우다.


편협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볼 때 장기적인 관점으로 준비해야 하는 직종들은 의사, 운동선수, 교수와 공무원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다른 직종들에 대해선, 일단 관심있는 분야에 들어가 그 안에서 앞뒤보지 않고 푸욱 빠져보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VC가 되기위해 대학교 시절부터 준비했다면, 내게 실리콘벨리는 없었을 것이고, 500글로벌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스타트업이 처음과 끝인 삶을 여러해 보냈고, 내 자신을 모두 불 태웠다. Arbitraging은 내가 앞뒤 보지않고 지금 내 커리어에 철저히 매몰되고 난뒤, 마법처럼 그 다음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원하는 옵션들을 쥐어준다. 지금은 안보이며 봐선 안된다. 

3️⃣ 네트워킹 하지 말아라.

조직내에서도, 외부에서도 어떤 사람을 안다는것은 엄청난 시간을 감축시키고 일을 추진시킨다. 안다.


하지만 문제는 의도이며 타이밍이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VC분야 주니어임에도, 주니어이기에, 내 KPI와 직접적으로 연관없는 네트워킹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 어떤 분야에서도 주니어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성과를 만들어본 실무 경험이다. 실무를 잘 해내는 것은 꾸준히 쌓이며 절대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 우리 주니어들이여, 실무를 제대로 아는 실력있는 선배가 되자.


그래도 피할수 없는 네트워킹시 내 기준을 공유하면,

- 모든 업무에 관하여, 외부 도움 없이도 홀로 추진할 수 있을까? 먼저 질문하라.

- 얻고자 만나지 말고 도움주고 싶어서 만나라.

- 되도록이면 윗사람보다는 동년배나 후배를 만나라. 시장은 우리 주니어들에게 현장의 인사이트를 원한다.


결론.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간에, 내게 꼭 맡는 직장에 다닌다는 것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적인 현시대 가장 큰 행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왜일까? 현시대 직장은 크게 세가지를 함축하기 때문인데,


첫째. 단기적으로 봐도, 매일 가장 많이 내 시간과 에너지가 투자되는 하루 일과의 가장 큰 축이며,


둘째. 내가 추구하는 삶의 질과 방식을 유지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며,


셋째. 길게 볼 때,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 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정의하고 실체화시키는 곳이기 때문이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줘라.

지금 다니고 있는 현 직장이 당신의 처음이며 끝이다. 모든걸 걸어라.

세상은 당신이 삶을 걸고 달린 그 여정을, 그 용기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____


· 사진은 이번달 진행된 500 Global Demoday. SF.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업무 생산성 10배 높이기. 한국인 노는법 자가진단 5가지. - https://lnkd.in/gWUUgeM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