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어쩌면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겠구나를 받아드리는 것이다.
1️⃣ 첫째, 상대를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건, 내가 상대를 어쩌면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겠구나를 받아드리는 것이다.
팀원들을 관리하는 역할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건 집착이다. 업무 완성도에 대한 집착, 팀원에 대한 집착, 팀의 성과에 대한 집착, 그동안 내가 쌓아온 평판과 능력에 대한 집착. 그런데 이 집착이 팀의 모멘텀을 일으켜야 하는 당신의 새로운 역할에 특히나 쥐약이다.
Individual contributor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 당신이라면, 더더욱 내 팀원 그리고 타인이 애초에 이해될수 없고, 업무와 의견이 이전처럼 완벽하게 정리될수 없구나, 아니 이해되어 해답을 찾고자 대화하는게 틀린걸수도 있겠구나를 빨리 받아드려야 한다. 성과를 만들어냈기에 여기까지 올라온건데, 이제는 어쩌면 게임이 달라진거다. 이제는 사람을 레베러징 할줄 알아야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 올라갈수 있고, 사람들간의 다이내믹을 실시간 잘 요리(?)할수 있어야 조직을 움직일수 있다는 것을 봐야 할 차례인거다.
잠깐 옆으로 새서, 나 역시 비슷한데.
이번에 여러 스타트업들과 2주를 진하게 동거동락하면서 VC로써,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사람으로써, 매번 아까운 서로의 시간이라는 핑계로 뭐 하나라도 쥐어보내줘야 겠다는 습성, 즉 집착적인 관성의 고리가 끊어질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성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는데도, 체감상 내가 운영했던 과거 수십개의 프로그램보다 성과나 퀄리티면에서 2-3배 개선되었다. 이는 사람간의 다이내믹을 알아차리고 모멘텀을 살리는 방향으로 매니징을 전환했기에 가능했다. 스타트업도, 대기업 조직도 똑같다.
2️⃣ 둘째, 제대로 직면하지 않으면 더 멀리, 요구되는것 보다 더 고생하며 돌아간다.
프로그램 마지막 워크샵은 전 미국 Navy Seal 이었던 Ajay James와 진행되었는데, “Get wet”이라는 교관의 명령에 가짜사나이에서 언뜻 본듯한 로직이 발동된다. “그래 보여주자”.
그렇게 제일 먼저 바다로 뛰어들어 풀입수를 강행했더랬다. 칭찬까진 아니어도 신발이 더럽혀질까 이를 벗고 훈련받던 중의 죄책감 정도는 털어내겠거니 했는데 웬걸, 왜 묻지도 않고 풀입수를 하냐며 된통 혼난다. 그러면서 Ajay가 하는 말이, ‘애매함이 무서워서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면 실수하고 , 더 무리하게 된다’였다. 이건 백프로 정확하다.
그동안 나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써 애매함 앞에서 이를 좀 더 살펴볼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상사에게, 타인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그 이면엔 애매함을 애매하게 견뎌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풀입수를 하고도 단체로 앉아서 파도를 맞는 벌을 받는데 Ajay의 말에 울컥했다. 이젠 individual contributor가 아닌, 이들의 관리자인 당신의 조급함과 애매함을 견디지 못하는 체력은 모두에게 아주 빠르게 영향을 끼친다. 팀이 처한 상황은 당신이 이전에 한땀 한땀 관리하던 업무보다 더 넓게 보이겠지만, 더 낮은 화질로 비춰진다. 그렇기에 당신에게는 상황에 맞춰 애매하지만 꼭 파악해야 하는 정보들을 직면해야 할 용기가 필요하다. 주도적으로, 유연하게 그렇게 할수 있어야 조직을 살릴수 있다.
애매함 때문에 나를, 팀원들을 학대하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3️⃣ 셋째, 세상이 애매함이다.
군대 이후로 이렇게 가까이 단체생활을 해본적이 없다. 그렇데 10여명의 각양각색의 인생들을 귀로, 코로, 눈과 피부와 입으로 경험하는데 단 한사람도 애매하지 않은 인생이 없더라.
‘나만 애매해서 불안한게 아니었구나’, ‘나만 유별나게 애매한게 아니구나’.
안도감, 동질감 그리곤 용기 비슷하게 반복해서 차올랐다. 나만 애매한 놈이 아닌 세상을 이제는 좀더 크게 눈을 뜨고 제대로 관찰하고 대화해보니 세상과 조금 친해졌다.
결국,
관리자가 된다는 건, 일 잘하던 사람이 일 잘하는 사람들을 잘 움직이게 하는 사람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성과를 내려놓을수록 팀의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고, 통제하려는 마음을 비울수록 신뢰가 채워지기 마련이다.
애매함을 견디는 용기가 생기면, 그때부터 진정한 리더십이 자란다.
이건 나를 버리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온 성과의 방식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에 속한다.
결국 관리자는 사람을 통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켜 일을 더 잘하게 만드는 사람 아니겠는가.
여기에 그 시작은 언제나 같다.
“나는 이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이 한 문장을 마음 깊이 받아드릴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관리자가 아니라 좋은 리더가 되어가는 중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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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YC 파운더들이 대거 멘토로 참여하며, 제가 직접 멘토링하는 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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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Outsome US Track中, Ajay & Phoenix 교관들과 함께. 가벼운 얼차려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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