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연애시 꼭 필요한 것.

창업 중 연애, 가능할까? 현실 조언.

by Peter Shin

Feb 23. 2025

창업 중 연애, 가능할까? 현실 조언.

1️⃣ 한국에서 연애시 꼭 필요한 것.

A. 집요하게 싸움을 할 수 있는 체력.

B. 서로에게 충분히 (매주 토-일) 투자할 수 있는 시간.

C. 내가 최소로 유지하고 싶은 생활기주

D. 서로가 중장기적으로 가져가려하는 커리어와 실패시 대안에 대한 합의

E. 경제적으로 완전한 독립.

특히 결혼을 전제로하는 연애에서 위 다섯가지 다 동일하게 중요한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각 항목들의 정의와 받아드릴수 있는 Bandwidth의 폭이 좁아지는게 사실이다. 30대의 연애는 체력전이며, 매니저급으로 올라감에 따라 매일 부족하게 되는 시간 확보전이다.

연애대상이 많고 좁은 한국의 현대사회에서는 많고 많은 배우자 옵션 중 유독 왜 이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설득이 중요하기에, 까다롭지 않는 사람들도 가족배경, 부모님 의존도, 학벌, 성격, 외모, 육아관, 살고 있는 지역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요소들을 집요하게 따지게 되며 이런 Due Diligence는 체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참고로 한국의 연애실정을 잘 모르고, 연애 옵션이 적다고 생각했던 나는 연애 3개월차에 결혼을 제안한 반면, 와이프는 최종결정까지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2️⃣ 한국에서 창업시 필요한 것.

A. 체력

B. 시간

사실 더 설명이 필요없다. 경쟁사들도 주 100시간 하는 판에 우리라고 빗겨갈 수 없다. 더군다나 엔지니어들의 연봉이 낮은 편에 속하는 한국은 더더욱 IT 창업가의 시간이 높은 값어치로 책정되지 않는다. 대가가 명확하지 않은 잦은 대면미팅 요청과 전화 등은 필수 옵션이다. 인력이 비교적싼 우리나라에서 그 비싼 MBB 컨설팅이 팔리는 이유는 (글로벌도 그렇지만) 컨설팅사들이 대행해주는 인력감축으로 세이브되는 돈이 훨씬 크고 사내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며, 컨설팅사들의 어마어마한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체력은 특히 네트워킹, 채용 등에 필요한 덕목인데, 유비-제갈량 삼고초려의 정신을 나름 좋아라하는 국내 인재시장 정서상, 사람(투자자, 잠재팀원, 피투자기업 대표 등)을 움직이는데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3️⃣ 한국에서의 창업과 연애.

보다시피 연애와 창업의 기반이 모두 체력과 시간으로 이뤄져있다.

내가 루틴헙을 하며 분단위로 시간관리를 하는것과 단백질에 환장하며 벤치 몇 킬로를 쳤는지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한국에서의 연애와 창업은 피와 땀으로 이뤄진 실전이며, 탄탄한 근육과 혹독한 시간관리로 버텨내야 사회가 용인하는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는 현실 속 전쟁이다.

연애와 결혼을 포함해 10년차가 되어 이제는 가정을 준비중인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부모님이, 고등학교 친구들이, 교회가, 직장동료들이) 요구되는 수준의 결혼과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그간 스스로에게 혹독하게, 때로는 매우 차갑고 이기적으로 훈련하며 시스템을 세워왔다.

한국 연애와 창업에서, 사회적인 부분을 빼놓지 않을 수 없는데, 사회가 매우 좁은 한국에서 일례로 와이프는 명품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주변에 많은 지인들이 흔히들 결혼 잘했다고 생각하는것 중에 하나가 남편의 선물이기에 나도 가끔씩 명품(?)선물 공세를 하며 와이프의 면을 세우는것을 도와줄때도 있다. 나는 극단적으로 남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사는 것 보다는 한국이라는 사회구성원들의 게임을 존중하고, 어느정도는 장단에 맞춰줄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 창업에 있어서도, 기독교인으로써 네트워킹 자리에서 무알콜 음료를 마시며, 술마시는 사람들 보다 더 높은 텐션으로 놀수 있는 유연성도 때로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