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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Jun 10. 2017

제주 체류 5일차

감성작가 이힘찬

숙소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조용하고, 잔잔한 동네.
도시와 시골의 경계.

걸으며 둘러보기에 참 좋은 동네
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바로
하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왔다.

선선한 아침 바람과 맑은 하늘,
굳이 이곳이 어디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제주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길,
곳곳에 피어오른 꽃들까지, 정말
걷는 것만으로 충분한 곳이었다.

-

아는 동생이 애인과 함께
어제부터 제주에 와있다고 하여,
오후에는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
어여쁜 모습을 담아주고 싶었다.

초록과 초록, 그리고 나무.
또 그 안에 여유로운 소의 모습들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물영아리

그리고 동화처럼 꾸며 놓은,
색이 예쁜 에코랜드를
급하지 않게, 어느 누구보다
천천히 여유롭게 걸어 다니며
나무와 꽃과 하늘과 바람을 누렸다.

-

그리고 저녁에는 를 만났다.
오래전부터, 봤어야 하는데,
나의 이유들로, 아니 핑계들로
만나지 못 했던 오랜 친구.
나의 유일한 글 친구.

나는 작가로, 너는 기자로.
각자의 세상에서 글을 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밀려 있던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처음 함께 글을 쓰기 시작한
스무 살의 기억을 잠깐 떠올리며,
이제는 참 어른스러워졌다며,
그거 나이 들어 보인다는 소리 아니냐며,
한참을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어서 들어가 쉬라고,
그녀를 보내고 잠시 또 걸으며
이런 하루,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또 하루, 제주에 물들었다.

2017.06.09 - 에세이 작가 이힘찬
#제주체류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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