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x감성

이 하루를 채우는 방법

감성작가 이힘찬

by 이힘찬

하루라는 작은 상자 안에,
작년 3월을 담았다.
아마도 내가 열심히 운영하던
보라매역 카페, 감성제곱을
문 닫은 때가 그때다.

하루라는 작은 상자 안에
올해 3월을 담았다.
아마도 내가 청계천 다리 그늘 밑에서
마시지도 못할 맥주캔을 쥐고
울었던 때가 그때다.

그래도 이 작은 상자가 차지 않아
오래전 덩어리들을 가져왔다.
아마도 내가 어린 마음에
한강 대교 어딘가에 서서
강물을 내려다보던 그때의 것이다.

그것들을 모두 채워 넣었는데도,
바닥에 큰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이 작은 상자는 차오르지 않았다.
이 작은 상차를 채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작은 상자 안에 내일을 담았다.
아마도 즐거운 일이 있을지,
슬픈 일이 있을지, 아무 일도 없어서
너무도 지루한 날이 될지 모를 내일이다.

그런데, 내일을 담자마자 상자가 넘쳤다.
아, 결국에는 그래야 사는 것이다.
수많은 후회와 그리움만으로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내일에 대한 상상만이,
내일에 대한 기대만이,
오늘의 나를, 나의 하루를
채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내일을 그리자.
그래야,
이 하루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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