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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힘찬 Nov 23. 2017

전기차로 제주여행 (1)

감성 제주살이 #출발

이 글은 통계성을 가진 '객관적'인 글이 아닌,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생각을 정리해서 쓴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알립니다.




전기차, 정말 괜찮을까?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제주에 여행을 오려는 지인들이 내게 가장 많이 건네는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하고 시작하려 한다. 차에 익숙하지 않지만, 렌트는 했으면 좋겠고. 렌트는 해야 하지만, 비용이 부담이고. 기름값은 비싼데, 전기차는 운전을 안 해봤고.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모두 가졌던 의문이다.

질문 : 제주에서 전기차로 여행하는게 괜찮나요? 거리는 충분한가요? 충전은?


답변 : 아주 좋습니다. 제주 여행에 가장 적합한 차량은, 전기차입니다.


첫주차 전기차는, 현대 아이오닉 (블루렌트카)

지나치게 주관적인 답변일지도 모르지만, 돌려서 말하면 조금 더 잘 전달이 될 것 같다. 전기차를 타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제주다. 물론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조금 짧은 것은 사실이다. '현대 아이오닉'의 주행거리는 약 230km, 'BMW i3 / 기아 소울 / 닛산 리프'의 주행거리는 약 130km. 물론, 에어컨/히터를 가동하는 순간 총 주행거리가 팍 줄어들기도 한다.

처음 이 거리를 얘기하면, 고작 그걸로 어디를 가느냐는 반응이 돌아온다. 나도 처음에는 너무 짧다 싶어서 일반 차를 이용하려다가, 멀리 돌아다닐 것은 아니니까 호기심도 충족할 겸 그냥 한 번만 타보자는 마음으로 전기차를 탔었다.

육지에서는 너무 짧은 거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제주에서는 충분한 주행거리다.

제주를 동일주로/서일주로로 한바퀴 빙-돌면 약 180km의 거리가 나온다. 전기차의 총 주행거리만 놓고 봤을 때, 이곳저곳 들리고 차를 돌리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제주도 한 바퀴도 채 돌지 못하는 거리'다. 그럼에도 내가 제주에 가장 적합한 차를 '전기차'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이다.


보통 제주에 여행을 오면, 바쁘게 돌아다니는 계획을 짜게 된다. 정말로 하루 만에 제주도 한 바퀴를 돌 것 같은 계획. 여행을 떠날 기회가 많지 않고, 시간도 길지 않기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기 위함일 것이다. 나도 분명 그런 여행을 했었다.

정신없이 보고, 먹고, 보고, 먹고 바쁘게 이동하다 가야한다면 일반 차를 빌려 기름을 빵빵하게 채워놓고 다니는게 맞다.

하지만 나는 '여행' 자체를 조금 더 부드럽게 계획했으면 한다. 적어도 제주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보기보다는, 지금 내가 갔으면 하는 곳, 봤으면 하는 곳, 지금 내게 필요한 풍경을 찾아가 깊이 머무는 것이 더 좋다.

시야를 가릴 것이 없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푸른 하늘이나, 이곳저곳 피어오르는 파도에도 변함없는 넓고 푸른 바다나, 맑다는 것을 시각으로도 촉각으로도 느낄 수 있는 숲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조금 천천히 머무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일단, 전기차로 '이동하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전기차를 처음 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충전이다. 갑자기 전기가 바닥나는 바람에 여행을 망치지는 않을까, 안 그래도 짧은 여행인데 충전에 쓰는 시간이 너무 아깝지는 않을까, 충전소는 지역마다 충분히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하자면

첫 번째, 일단 걱정과 달리 제주도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굉장히 많다.
- 한국 전기 충전소의 절반 이상이 제주도에 있다.
- 지도나 앱에 등록되지 않은, 최근에 추가된 충전소들도 많다.
- 관공서(주민센터, 복지센터, 면사무소 등), 호텔, 프랜차이즈 등

두 번째, 우리가 제주도에서 여행하려는 곳에는 반드시 충전소가 있다.
- 관광지든, 알려진 예쁜 곳이든. 가는 길목 중간중간에 충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세 번째, 실제로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5분 안쪽이다.
- 어디로 갈지 정하기 나름이지만, 대부분 '급속' 충전소
- 완전히 전기가 소비된 후가 아닌 중간에 충전
- 때문에 보통 10~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네 번째, 충전 시간도 여행의 일부가 될 수 있다.
- 여행지(관광지)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기를 꽂아놓고 돌아다니는 방법
- 나의 경우 충전이 되는 동안 제주 하늘 혹은 바다의 풍경을 타임랩스로 찍기도 한다.
- 시간을 더 압축해서 활용하고 싶은 날에는, 도시락을 써서 충전하는 동안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그리고 충전 방법 자체는 생각보다 간단하고, 간편하다.

급속 충전 중인 전기차 '아이오닉'
급속 충전 중인 전기차 '아이오닉'
전기차 충전 방법 - 아이오닉 / 성산일출봉 급속 전기 충전소

아이오닉의 경우, 좌측 뒷면에 급속 충전구 있고, 핸들 하단 좌측의 버튼으로 열 수 있다. 기존 아이오닉의 경우 차량 앞쪽에도 완속 충전구 있는데, 앞쪽은 손으로 누르면 열 수 있다.



그럼에도 전기차가 꺼려진다면...


어떤 차를 이용하든, 우리가 불편해지는 것은 대부분 갑작스러운 상황들이다. 즉, 미리 준비되어 있고 숙지되어 있다면 어떤 종류의 차를 타더라도 문제 될게 없다는 뜻이다. 전기차의 경우, 낯설어서 불편하게 느껴질 뿐이지, 기본적인 정보만 있다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을 계획한다면 오히려 더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나도 주행거리가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하지만

몇 번 전기차를 타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노하우까지는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같은 충전량으로 더 오랜 시간 더 먼 거리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전기 자동차는 주행 중에도 충전이 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주행 중에도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마법, 회생제동 시스템

회생제동이란, 자동차가 감속할 때 생겨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시스템이다. 전기차를 운행하다가 감속을 하기 위해 액셀에서 발을 떼거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차량에 탑재되어 있는 전기 모터가 역회전을 하며 제동력이 발생하는데, 이 제동력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물론 육지에서처럼 쭉 뻗은 도로를 길게 달릴 때라면 크게 의미 없는 기능이 될지도 모르지만, 지형의 변화가 잦고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제주에서는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주행거리와 충전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

출발 때보다, 주행거리가 더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지난달에 전기차(아이오닉)를 타고 제주에서 중산간 지역을 거쳐 서귀포를 넘어가던 날. 제주시를 막 벗어났을 때 총 주행거리가 124km 남아있던 내 차는, 한참을 달려 서귀포로 들어갔음에도 주행거리는 140km가 되어있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일이 더 많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BMW i3를 타고 제주시 삼도동에서 성산 쪽에 있는 말미오름까지 총 43km의 거리를 달렸는데, 출발 시 총 주행거리가 84km 였고, 도착했을 때 주행거리가 63km가 남아있었다.


84km - 43km = 63km..?



전기차 주행거리 늘리는 방법?
전기차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사용
하는 방법.


- 내리막길의 충전!충전!충전!을 최대한 활용
- 저 앞에 빨간 신호가 보이면 미리 액셀을 놓고 충전
- 무작정 달려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속도가 붙었을 때 액셀을 놓고 충전

사실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운전할 때 활용하는 부분일 것이다. 다만 전기차에서는 그 효율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행거리도, 충전 시간도 몇 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차를 충전하는 곳이 고지대라던가, 다음 목적지가 내리막길이라면 배터리를 완충할 필요가 없다. 가는 길에 이미 충분히 충전될 것이다. 지난번에 아이오닉으로 '성판악 휴게소'에서 전기 충전을 하다가, 급히 가야 할 길이 있어 충전을 중단하고 출발한 적이 있다. 출발 시 총 주행거리는 180km 정도였고, 서귀포시에 도착했을 때 주행거리는 210km 이상이었다.

즉, 제주에서 전기차로 여행을 하려면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충전소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하자. 무작정 속력을 내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운행을 하자. 어차피 제주에서는 커브길, 방지턱, 비포장도로 등이 많아서 무작정 밟기보다는 적절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다른 일반 차와 마찬가지로, 급출발 급정거를 최소화시켜서 주행거리를 확보하자.

전기차 이용 시 주의사항이 있다면

새로 생긴 충전소에 대한 정보는 업데이트 되지 않은 앱이 많기 때문에, 하나의 정보에 의존하지 말자. 충전소에 도착해도 다른 차량이 충전 중일 경우나, 충전기가 오래되어 망가진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속상해하지 말고 가까운 다른 장소에 대한 정보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좋다. 전기차는 소리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서 피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부분을 숙지하자.

쌀오름에 올라 아이오닉 차량 위에 핸드폰을 거치하고 촬영한, '한라산' 주변의 구름


제주도에 여행을 와서 렌트 할 때에,

어디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그냥 가까운 렌트카를 이용한다던가, 저번에 렌트했던 곳, 혹은 어플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제주를 자주 여행 오면서, 공항에서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다양한 렌트카를 이용해왔다. 스타렌트카 부터, 조아렌트카, 제주아이렌트카, 아이러브렌트카, 씨유렌트카, 탐라렌트카,  케이렌트카, 제주다움렌트카 등등 최근에 자주 이용하는 블루렌트카까지.


네이버에 연관검색어만 보더라도, 제주 렌트카 추천, 제주도 렌트카, 제주도 전기차 추천, 저렴한 제주도 렌트 등의 키워드가 많이 보인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렌트하는게 가장 좋을까?

렌트카 업체를 추전하자면?

효율적인 렌트 방법은?

그건 아마도 여행의 목적이나 방식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내가 렌트했던 경험을 기준으로만 가볍게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24시간 이상, 차종이 고민된다면? - '제주패스'를 이용 (웹&앱)

직접 업체에 빌리는 것보다 저렴하며, 시간 선택 폭도 넓고, 최적의 차와 업체를 편하게 고를 수 있다. 웹을 이용해도 되고, 앱으로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의 옵션 상태 등을 세심하게 체크하기에 좋다. 세세한 후기들을 통해 업체의 서비스 상태도 알 수 있다.


정확히 24시간, 단 하루만 빌린다면? - '쿠팡'을 이용

24시간의 경우에는 가장 저렴하고, 최저가로 풀옵션을 탈 때도 많다. 단, 상품에 따라, 어느 위치에 있는 업체와 연결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차량과 관련하여 사전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쿠팡에서 검색 예시 ) 제주 전기차, 제주 렌트, 제주 아이오닉 등


공항에서 무조건 가까운 곳, 고민할 시간도 없다? - '스타렌트카'를 이용

스타렌트카 역시 웹 또는 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공항 바로 앞에 있으며, 셔틀도 자주 다니고, 규모도 커서 차종도 많다. 세차가 항상 깨끗이 되어있고, 상태는 좋은 편. 회원으로 자주 이용한다면 마일리지가 쌓일 것이다. 하지만, 동일 시간대 타 업체에 비해 렌트 비용이 꽤 높다. 웹이나 앱에서 차종과 날짜를 모두 선택하고 보는 가격은, 보험이 적용되기 전 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비용과 차이가 크다.


사실 어디에서 렌트를 하든 본인이 편한 곳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해서 어디에 해야 할지 고민 된다면, 24시간 이상은 개인적으로 '제주패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신없이 쓰다 보니, 이야기가 꽤 길어졌다. 첫 주에는, 블루렌트카에서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을 빌려 돌아다녔다. 사실 아이오닉이 이번에 렌트한 차종 중에서 가장 주행거리가 긴 차량이라서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했으나, 이용기간 중 절반가량 비가 오는 바람에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다.

제주의 날씨는 항상 변덕이 심하기 때문에 언제 어떤 비바람을 맞을지 모르므로 그 부분도 숙지하고 잇어야 한다. 그렇다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늘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던 날, 바닷가를 잠깐 달리다가 차 전체가 뿌옇게 변해버리고 나서 부터는, 차를 렌트 할 때에 항상 차량 내부에 '물티슈'와 '수건' 한 장을 넣어둔다. 차의 깨끗한 상태 또한, 여행자의 기분에 많은 영향을 주곤 하니까.

차량별 특징, 장단점은 4주차 글에서 함께 적을 예정이다. 첫 주에 이용한 '아이오닉'을 짧게 설명하자면, 특별히 단점이 없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전기차량이다. 승차감도 괜찮고, 차량 자체가 깔끔하며, 수납공간도 충분하다.

내가 이번에 탑승한 차에는 특히 핸들 난방 기능이 있어서 찬 바람이 몰아치는 날씨 속에서도 유난히 따뜻했다. 간혹 선루프가 있는 아이오닉 차량도 있는데, 평소에는 딱히 쓸 일이 없지만, 하늘이 유난히도 멋진 날이나 516도로에 있는 숲의 길을 지날 때에는...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로 제주여행, 감성 제주살이
#1. 출발 by 에세이 작가 이힘찬
#2. 는 그림작가 너굴양의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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