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읽고, 시를 그린다 #5
'사랑해'라는 말 앞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모습과, 한참을 머뭇거리는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전자에 대하여 누군가는 감정에 솔직하고, 표현할 줄 아는 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누군가는 너무 가볍다고 말했다. 또 후자에 대해서 누군가는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깊이 생각할 줄 아는 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누군가는 확신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의 작은 차이 하나에도 이토록 생각이 다르다. 우리의 사랑은 어떨까, 우리의 '사랑해'는 어떨까?
사랑해!라고, 나는 머뭇거림 없이 전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내 사랑은, 솔직함으로 받아들여질까 아니면 가벼움으로 여겨질까..? 사실,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끝이 없다. 내가 이렇게 전했다고, 그 사람은 저렇게 들었다고, 서로 얘기한들 어느 한 쪽에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던 이유는 사실 ‘이 대화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였다. 다른 이의 시선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랑해-라는 말의 정답은,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교감 속에만 존재한다. 그것이 솔직함인지 가벼움인지, 진중함인지 불확실함인지는, 입에서 귀로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은, 두 사람의 모든 감각으로 듣는다.
사진을 읽고, 시를 그린다.
- 에세이 작가 이힘찬